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거시경제 안정성·ICT 1위
노사관계 협력 최하위권
“이중구조·경직성 개선 필요”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이 올해 경제 침체 가운데에서도 국가경쟁력은 세계 13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거시경제 안정성과 정보통신기술(ICT) 보급은 작년에 이어 여전히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기업 활력과 노동시장 부문 순위가 지난해 대비 하락하며 최근의 침체된 경제 분위기를 대변했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의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는 141개국 가운데 13위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단계, 2017년 대비로는 4단계 오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6개 회원국 가운데서는 10번째로 순위가 높았고,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17개국 가운데서는 5위였다.

종합 1위는 싱가포르가 미국을 제치고 올랐고, 미국은 2위로 주저앉았다. 이외에도 홍콩,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독일, 스웨덴, 영국, 덴마크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이들 국가보단 국가경쟁력이 뒤지지만 비교적 주요 선진국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셈이다.

분야별로 나눠보면 12개 평가 부문 가운데 두 부문에서 순위가 하락하고 5개 부문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부문도 5개였다.

우선 노동시장 순위가 올해 전년보다 3계단 하락한 51위로 집계됐다. 특히 세부 항목 중에서 노사관계에서의 협력 순위는 130위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을 보였다. 노동시장 경직성과 관련이 있는 정리해고비용(116위), 고용·해고 관행(102위), 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용이성(100위)도 모두 100위권이었다.

기업 활력 순위도 지난해 22위에서 25위로 내려앉았다. 창업 비용과 창업 준비 기간, 파산회복률, 파산법률체계 등은 물론 '창조적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기업' 항목도 순위가 하락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를 통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현재 한국경제에 대해 평가했다. 사진은 12일 오후 인천항 인근 한 수출입 보세창고의 모습.ⓒ천지일보 2019.4.12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인천항 인근 한 수출입 보세창고의 모습 ⓒ천지일보 2019.4.12

해당 국가에서 오너리스크를 받아들이는 심각도를 설문 조사한 ‘오너리스크에 대한 태도’ 순위는 작년 77위에서 올해 88위로 떨어졌다.

생산물 시장 경쟁력은 59위로 작년보다 8계단 올랐지만, 여전히 순위는 낮았다. 조세·보조금으로 인한 경쟁 왜곡, 무역장벽 등이 생산물 시장 경쟁력의 순위가 대폭 개선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와중에도 ICT 보급과 거시경제 안정성은 지난해에 이어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인프라(6위), 혁신역량(6위), 보건(8위) 등도 최상위권 성적을 보였다. 시장규모(14위), 금융 시스템(18위), 제도(26위), 기술(27위) 순위도 비교적 상위권에 포진했다.

WEF는 한국에 대해 “ICT 부문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라면서도 “도전하는 기업가정신 고양과 국내 경쟁 촉진, 노동시장 이중구조·경직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을 토대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혁신플랫폼 투자와 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 혁신역량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김용범 1차관이 주재하는 민관 합동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통해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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