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한국트리즈 경영아카데미 원장

G2(미국·중국) 세기의 담판의 결론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서로의 차이는 인정한다는 즉, 구동존이(求同存異)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연설에서 “중국과 미국은 서로 다른 정치·문화·역사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역사는 모든 국가의 책임과 시민들의 보편적인 인권이 신장될 때 그 사회가 보다 조화롭고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공동기자회견에서 “통역의 기술적 문제로 듣질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답하기 더 나은 위치에 있다”는 등 재치 있는 화술로 위기를 모면했던 후진타오는 “중국은 막대한 인구를 갖고 있으며 경제·사회적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다.

미국과 중국 양국 관계는 상호존중과 내정불간섭 원칙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상호 이해와 발전의 길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힘있는 자들의 정치기술(political skill)이 돋보이는 대화로 판단된다. 정치기술은 남을 이해하는 데서 온다. 국사를 모르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는 국회의장의 발언이 새삼스럽게 들린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당연히 한국사에 대해 지식이 충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를 알고 남을 알아야 전투에서도 이긴다.

따라서 한국사는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계의 흐름을 읽는 눈이다. 정치인들이 세계관을 가져야 나라가 잘 된다. 최근 모 화랑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제 개별 국가 작가라는 타이틀은 없다. 즉 미국 작가, 한국 작가가 있는 게 아니고 바로 글로벌 작가냐, 아니냐로 판가름 나는 시대이다. 한국 작가들이 글로벌 시각을 가져야 함은 당연한 시대적 추세이다. 화랑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읽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요사이 외국에서 미술경영을 공부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미술계에서 활약을 하는 것은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의 덕이라고 강조한다.

화랑 주인들도 해외 아트페어 및 화랑, 글로벌 작가들을 만나서 정보를 제대로 얻어야 한다. 어느 사업이든 ‘우물 안 개구리’식의 운영으로는 망하기 십상이다.

기업이나 미술계나 성공의 비결은 똑같다. 세상을 읽는 혜안, 불굴의 투지, 고객 마인드, 자원의 보유 등이다. 그의 이름에는 ‘수십억대 작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작품이 최소 10억, 대작의 경우 100억 원대에 팔리는 쟝샤오강, 위에민준, 제프 쿤스, 데미언 허스트, 리히터 등과 함께 생존작가 중 작품 거래액 상위 작가 Top 10에 속하는 쩡판즈(曾梵志)는 “중국 현대미술이 지속적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으려면 소위 ‘폴리티컬 팝’ 스타일의 시대와 잘 맞아 떨어진 시도도 중요하나 이에만 머무르면 자멸한다. 반복과 답습은 작가에겐 독(毒)이다. 성공한 작가 중에 자기복제를 하는 작가들이 많은데 문제라 생각한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너무나 변했는데 작가들은 과거에 여전히 매몰돼 있고 창의력을 잃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예술작품에 사회적 이슈를 집어넣는 것보다는 심미적이고 예술적인 것만 고려하며 스스로 감동할 수 있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100년 뒤에도 평가 받을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물론 작가 ‘위에민준’처럼 정치적인 목소리를 표현하는 작가도 성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견은 그만의 생각이므로 단순 참조만 해도 되지만 한국 작가들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어쨌든 한국에도 이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세계 Top 10에 4~5명의 중국 작가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국력과 자본과 관계가 매우 크다고 본다.

중국 정부가 지혜롭게 작가들을 후원하듯이 한 국가의 작가가 세계적으로 뜨려면 국가 차원에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작가의 진정성, 창조적인 기량이 기반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작가는 절대적인 부분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이거나 여러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지만 여러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링컨 대통령의 말처럼 한 작가가 오랫동안 대중에게 인기가 있기가 쉽지 않다. 지난 2007년 한때 미술 광풍이 몰아친 한국에서 혜성처럼 떠올랐다가 지푸라기 불꽃처럼 사라진 작가들이 다수 있다. 몇몇 탐욕스런 화랑 및 에이전트들의 장난질의 결과이다. 진정성이 없는 가격 띄우기, 바가지 씌우기로는 안 통하는 세상이다. 이제는 한국 미술계도 큰 안목으로 세계를 읽고 뚝심 있는 작가를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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