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AI융합비즈니스전공). (제공: 문형남 교수) ⓒ천지일보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AI융합비즈니스전공). (제공: 문형남 교수) ⓒ천지일보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AI융합비즈니스전공)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 19위… AI기술은 더 낮아”

“AI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중장기 전략 수립돼야”

“AI대학원만?… 인재양성, 석박사에만 치우쳐선 안 된다”

“세계최초 5G상용화 장점 살리면 산업·경제 ‘활력’ 찾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올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는 미국·홍콩·일본보다 낮은 세계 19위이며, 우리나라는 AI에 대해 기술 개발과 기술 인력 양성에만 주력하고 있어 한계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천지일보는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AI융합비즈니스전공)를 만나 4차 산업혁명의 정확한 개념에서부터 우리나라에 필요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한 앞으로 5G가 갖고 올 변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봤다.

다음은 문형남 교수와의 일문일답.

-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정확한 개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나.

보통 4차 산업혁명을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제각각 다르게, 특정 부분만을 강조하거나 틀리게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4차 산업혁명은 크게 요약해 설명하자면, 초지능성과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하는 ‘융합혁명’과 ‘비즈니스혁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AI와 융합한 비즈니스혁명’ 또는 ‘AI융합비즈니스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언맨 4’에 비유하면 초지능성(인공지능)과 초연결성(5G)은 두 다리로, 융합혁명과 비즈니스혁명은 두 팔로 설명할 수 있다. 신뢰성·개방성(블록체인, 플랫폼)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은 몸통으로, 의식혁명은 머리로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산업을 ‘4차 산업’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1차, 2차, 3차 산업은 있지만 4차 산업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없는 용어이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조금 길더라도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의 ‘아이언맨 4’. 문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아이언맨 4에 빗대어 설명했다. (제공: 문형남 교수) ⓒ천지일보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의 ‘아이언맨 4’. 문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아이언맨 4에 빗대어 설명했다. (제공: 문형남 교수) ⓒ천지일보

-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어떤 요소가 될 수 있는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 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초지능성과 초연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초지능성은 인공지능(AI)을 의미하고, 초연결성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신뢰성과 개방성이며 이는 블록체인과 플랫폼을 의미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는 초지능성, 초연결성, 신뢰성, 개방성 등 4가지를 들 수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AI, 5G,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으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는 어떤 것이 있는가.

우리나라는 지난 4월 3일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종합한 순위는 생각보다 많이 낮다. 2년 전인 2017년 7월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는 싱가포르(1위)·미국(3위)·홍콩(10위)·일본(15위) 등보다 낮은 세계 19위로 나타났다.

무역협회는 ▲스위스 대형 은행 UBS의 4차 산업혁명 준비도 ▲세계경제포럼(WEF)의 네트워크 준비지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디지털 경쟁력 지수를 합산해 4차 산업혁명의 주요국 경쟁력을 조사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중에 가장 중요한 기술은 AI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AI 기술 순위는 4차 산업혁명 종합 순위보다 더 낮게 나왔다. 지난달 영국 옥스포드 인사이트가 국제개발연구센터(IDRC)의 지원을 받아 UN 회원국 194개국 정부를 평가해 발표한 ‘2019년 정부 AI 준비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6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순위에서도 일본,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등 보다 뒤진 8위였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전반과 특히 AI 기술 수준을 높이려는 범정부·범국민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정책을 많이 발표했는데 그 가운데 잘 된 것은 무엇이 있고 또 부족한 부분은 어떤 점이 있다고 보는가.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6일만인 4월 9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5G 플러스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5G 기반 10대 핵심 산업과 5대 핵심 서비스 등 5G 플러스 전략 산업을 육성해 2026년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일자리 60만개 창출, 730억 달러 수출, 생산액 180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이 목표다. 5G 플러스 전략은 매우 발 빠르게 잘 수립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AI와 5G는 초지능성과 초연결성으로 4차 산업혁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5G에 대해선 구체적이고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잘 수립한 반면, AI에 대해서는 AI대학원 선정 육성 등 부분적인 계획들만 발표됐다.

AI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중장기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또한 정부는 AI에 대해서 기술 개발과 기술 인력 양성에만 주력하고 있는데, 그에 못지않게 AI 기술 사업화와 기술 활용 전문인력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를 잘 활용하는 개인·기업·조직·국가가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 4차 산업혁명에 맞춰 발전시켜야할 분야로 AI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연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인공지능(AI) 정책 수행을 전담하는 ‘인공지능(AI)국’을 만든다고 한다. 정부의 어떤 목적과 의도가 담겼다고 보는가.

정부가 연내에 과기정통부 내에 AI국을 만들기로 한 것은 매우 잘 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AI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AI 관련 인력 양성과 관련 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 ‘인공지능(AI)국’의 운영과 관련해 제안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나는 석사 논문과 박사 논문 모두 인공지능 관련 논문을 썼고, 박사 논문은 오래 전에 정보통신부가 후원하는 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상금 1000만원을 받은 적도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하자면, AI와 관련한 현 정부의 정책은 기술개발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기술개발 못지않게 기술사업화와 활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AI국을 신설하기로 한 것도 정부가 과감하게 결정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 더 과감하게 아예 국을 확대해서 세계 최초로 AI 전담 부처를 만들 것을 권고한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인공지능부로 확대 개편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AI를 전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선 AI부 신설을 통한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인재양성도 필수일텐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AI대학원을 선정해서 지원하는 사업이 대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말 진행됐던 AI대학원 모집에는 총 12개 대학이 지원했으며, KAIST, 고려대, 성균관대, 등 3개 대학이 최종 선정돼 이번 2학기에 개원을 했다.

이어 최근 포항공대(포스텍)와 광주과기원(GIST)이 추가로 선정돼 모두 5개 대학이 최대 10년간 과기정통부의 지원을 받아 AI대학원을 운영하게 됐다. 하지만 인재양성은 석박사과정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 미국과 중국 및 일본 등의 사례를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AI를 교육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교육을 통해 AI 활용 확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몸 담고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어떤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가.

6년여전부터 IT융합비즈니스전공을 만들어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을 해왔으며, 이번 학기 부터는 경영전문대학원에 AI융합비즈니스전공(트랙)을 만들어 AI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의 기본 기술을 익히고 나서 AI를 활용한 창업 및 사업화에 대한 비즈니스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 및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 국민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것에도 관심이 있지만 일상 속 변화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최근 5G 상용화로 기대감이 높아졌다. 앞으로 5G를 통한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실생활에서 5G폰을 통해 스포츠 경기를 VR이나 AR로 볼 수 있으며, 홀로그램을 통해 멀리 있는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면서 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5G를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다.

좋은 콘텐츠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큰 규모의 세계 시장을 향해 진출할 수도 있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장점을 잘 살리면 5G를 통해 우리 산업과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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