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저자의 비평에는 ‘몸’이 있다. ‘몸의 시대’가 도래한 오늘날 이 화두는 우리 존재 전반을 아우르는 담론/해석의 주체이다. ‘벌거벗은 생명과 몸의 정치’의 화두는 역시 ‘몸’으로, 책이나 영화, 만화에 등장하는 벌거벗은 생명들을 바라본다.

호모 사케르의 몸은 신체적으로는 사형당하지 않았지만 시민으로서의 모든 법적 권리를 박탈당한 존재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난민, 노숙자, 불법 체류자, 수용소 수감자, 탈북자 등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현현한다.

이들에 대한 주권 권력의 배제와 포함의 문제는 한 국가의 생명 가치에 대한 인식과 정치 감각을 넘어 전 지구적 혹은 전 인류적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저자는 벌거벗은 생명으로서의 몸은 회복되어야 하며, 벌거벗은 생명에 대한 망각으로부터 깨어나 반성과 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저자의 비평이 열어가야 할 또 다른 지평이라고 말한다.

이재복 지음/ 소명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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