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홍콩 삼수이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플래시몹에서 스마트폰을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5일 홍콩 삼수이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플래시몹에서 스마트폰을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중교통 운행중단 속 곳곳 시위

[천지일보=이솜 기자]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시행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마스크를 쓴 채 이틀째 거리로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홍콩섬 코즈웨이베이에서 센트럴까지 1000명 넘는 사람들이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침사추이의 스타페리 부두 밖에서 인간 띠를 이룬 수십명의 시위대는 캔튼로드를 따라 걸어가면서 “나는 마스크를 쓸 권리가 있다”는 구호를 외쳤으며 이들의 수는 몽콕을 향하면서 수백명으로 불어났다.

광둥성 선전과 인접한 북부 신계(新界)의 셩수이에서는 과격한 수십명이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그들이 친중국으로 간주한 상점을 파괴했다.

이날 인터넷에도 코즈웨이베이와 침사추이, 샤틴, 셩수이, 타이포 등 20여 지역의 시위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전날 밤 복면 금지법 시행에 반대하는 시위 속에 홍콩의 대중교통 서비스로 하루 500만명을 수송하는 MTR은 완전히 중단됐으며 이날까지도 운영이 재개되지 않았다.

MTR 측은 시위대가 지하철역과 빈 열차에 불을 지르고 직원 2명을 다치게 했다고 밝혔다. MTR은 이날 오후 공항철도 운영은 다시 시작했다. 많은 쇼핑센터와 상점, 은행도 문을 닫았다.

전날 시위 참가자 가운데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앞서 중국 건국 70주년인 지난 1일에는 경찰이 처음으로 실탄을 발사해 18세 고교생이 중상을 입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동영상 메시지에서 “어제 홍콩은 폭도들의 극단 행동 때문에 ‘매우 어두운 밤’을 보냈다. 홍콩은 오늘 절반이 마비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극단적인 폭력으로 홍콩의 공공 안전이 위협받았기 때문에 전날 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즈웨이베이 가두행진에 참여한 가정주부 초우씨는 MTR이 중단돼 불편했지만, 과격 시위대를 탓하지 않는다고 SCMP에 말했다.

그는 “정부는 시위대의 요구에 터무니없는 대응을 했다. 복면금지법으로 무얼 해결할 수 있느냐”며 반문했다.

또 시위 도중 얼굴을 가리는 것은 적극적인 젊은 시위 참가자들을 부당한 체포에서 보호하는 방법이라면서 “젊은이들이 복면금지법에 가로막힌다면 누가 홍콩을 위해 싸울 것인가. 그게 내가 나온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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