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악 최고의 비경이자 단풍명소인 주전골에서 바라본 경치. 단풍이 일부만 붉게 물들었는데 절정에 이를 때는 그 모습이 더욱 곱다. ⓒ천지일보 2019.10.4
남설악 최고의 비경이자 단풍명소인 주전골에서 바라본 경치. 단풍이 일부만 붉게 물들었는데 절정에 이를 때는 그 모습이 더욱 곱다. ⓒ천지일보 2019.10.4

반세기 만에 아름다움 드러내
백두대간 점봉산의 만물상 뽐내
오색약수와 오색빛깔의 정취
 

설악산 최고 단풍명소 꼽혀
산림보호 위해 예약제 실시
알칼리·탄산온천욕도 인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이 찾아왔다. 단풍색이 곱기로 이름난 설악산. 오는 20일이면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남설악 최고의 비경인 오색주전골과 지난 2016년 반세기 만에 개방된 만경대의 고운 빛깔이 찾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만 가지 경관을 볼 수 있다’는 뜻의 만경대(萬景臺)는 설악산이 감춰둔 오색단풍 명소로 중국의 장가계(張家界) 못지않은 비경으로 이름난 곳이다. 설악산에는 내설악과 외설악, 남설악의 만경대 3곳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남설악 오색지구에 위치한 만경대가 가장 절경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년 전 반세기만에 개방된 오색지구의 만경대 둘레길은 가을단풍관광의 거점인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십이선녀탕~용소폭포~만경대를 거쳐 다시 오색약수터로 돌아오는 5.2㎞ 코스다. 1970년 3월부터 원시림 보존과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46년간 폐쇄됐던 용소폭포~만경대 구간 1.8㎞는 등산객들과 양양주민들의 염원에 힘입어 가을설악의 아름다운 숨은 비경을 공개하고 있다.

남설악 오색 만경대에서 바라본 점봉산과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풍경 (제공: 양양군) ⓒ천지일보 2019.10.4
남설악 오색 만경대에서 바라본 점봉산과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풍경 (제공: 양양군) ⓒ천지일보 2019.10.4

◆11월 14일까지 단 66일 개방

만경대는 올해 9월 1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단 66일 동안만 개방되는데, 이 때문에 이 기간을 놓치면 1년을 다시 기약해야 한다. 개방 당시에는 인원 제한 없이 방문할 수 있어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뤄 제대로 관람하기 쉽지 않았다. 또 침식과 답압(밟아서 생긴 압력) 등으로 자연 훼손이 가중됐고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이듬해인 2017년부터 예약제를 실시해 탐방객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경대를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가운데 다소 차분하게 탐방할 수 있게 됐다.

예약 정원은 평일 2000명(인터넷예약 1800명, 현장접수 200명), 주말 5000명(인터넷예약 4500명, 현장접수 500명)이다. 인터넷예약이 미달될 경우 현장접수로도 탐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말은 개방시작 시간에 오지 않는 이상 예약 없이는 사실상 입장이 어렵기 때문에 주말에 만경대 비경을 즐기려면 예약은 필수다. 탐방시간은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며, 11월에는 오후 2시까지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양양 IC를 통과 후 오색령 방향으로 올라오는 방법도 있는데, 동홍천IC를 빠져나와 홍천~인제~한계령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를 이용해 온다면 한계령 정상 휴게소에서 아래로 내다보이는 오색령의 빼어난 경관도 감상한 뒤 오색으로 오는 방법도 있다.

남설악 오색 만경대에서 바라본 풍경. 점봉산과 설악산이 오색령길(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제공: 설악산국립공원) ⓒ천지일보 2019.10.4
남설악 오색 만경대에서 바라본 풍경. 점봉산과 설악산이 오색령길(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제공: 설악산국립공원) ⓒ천지일보 2019.10.4

◆오색약수터부터 5.2㎞ 만경대 둘레길

입구에서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오색약수돌솥밥과 산나물 등의 식당이 ‘설악산도 식후경’이라고 손짓한다. 식당가를 벗어나 만경대 둘레길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오색약수터 주변에서부터 붉게 물든 단풍이 눈에 들어와 시작부터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오색약수는 5가지의 맛이 나서 오색약수라고 했다는 말이 있고 마을에 오색의 꽃이 피어 붙여진 마을이름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오색약수는 과거에 비해 약수물량이 적게 나오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날에 왔다면 마시는 것은 아예 포기하는 것이 좋다.

약수터 다리를 건너면 작은 사찰 성국사를 만나게 된다. 신라 말 가지산 문의 개조 도의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오랫동안 폐사로 방치되다가 조선 중기인 1500년경에 재건됐다. 보물 제497호 삼층석탑이 있고, 절 뒤로 보이는 설악산의 풍경도 잠시 정취에 빠지게 한다.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조금 걷다보면 나오는 성국사 ⓒ천지일보 2019.10.4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조금 걷다보면 나오는 성국사 ⓒ천지일보 2019.10.4

산행의 시작은 성국사 입구부터다. 만경대 출입증을 받고 주전골 선녀탕과 금강문을 거쳐 용소폭포로 올라간다. 주전골은 도적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었다는 곳이라고 해 이름이 유래됐다.

주전골 최고의 비경은 입구에 우뚝 솟아 있는 독주암이다. 원래 정상부에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로 좁다고 하여 홀로 독(獨), 자리 좌(坐)를 써서 독좌암(獨坐巖)이라 부르다가 현재는 독주암으로 불리고 있다. 주전골 입구에서 오를 때마다 들리는 시원한 물소리가 계속해서 반겨주며, 계곡과 나란히 걷는 숲길과 굽이굽이 이어지는 기암괴석의 빼어난 아름다움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옥빛 선녀탕과 용소폭포를 지나 만경대 정상에 마주하게 되면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점봉산과 설악산이 한계령(오색령)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투기라도 하듯 만물상을 병풍처럼 눈앞에 펼친다. 가히 설악산의 진주라 불릴 만큼 반세기 동안 감춰둔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뽐낸다.

주전골 입구에서 우뚝 솟아있는 독주암이 보인다. ⓒ천지일보 2019.10.4

주전골 입구에서 우뚝 솟아있는 독주암이 보인다. ⓒ천지일보 2019.10.4

 

주전골 선녀탕과 금강문을 거쳐 용소폭포가 나온다.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천지일보 2019.10.4
주전골 선녀탕과 금강문을 거쳐 용소폭포가 나온다.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천지일보 2019.10.4

왕복 약 2시간 30분간 만경대 둘레길 코스를 돌아 오색약수터 입구로 내려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오색온천 족욕체험이 있어 무거워진 발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또한 오색약수 온천을 제대로 즐기고자 한다면 오색그린야드호텔에서 자체개발한 알칼리온천과 탄산온천욕을 통해 피곤해진 몸을 풀고 갈 수 있다. 특히 오색 탄산온천수는 오색약수와 같은 성분으로 피부에 탄산 기포를 만들어 신비함을 눈으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깊어져가는 가을단풍과 함께 남설악 오색에서 5색 빛깔의 아름다움과 오색약수온천욕을 즐기며 가을분위기를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남설악 오색 만경대에서 바라본 점봉산과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풍경 (제공: 양양군) ⓒ천지일보 2019.10.4
남설악 오색 만경대에서 바라본 점봉산과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풍경 (제공: 양양군) ⓒ천지일보 2019.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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