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교수의 이웃나라 이야기_뉴질랜드 (14)] 변화무쌍한 뉴질랜드 기후와 프렌츠 조셉 빙하
[박춘태 교수의 이웃나라 이야기_뉴질랜드 (14)] 변화무쌍한 뉴질랜드 기후와 프렌츠 조셉 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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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춘태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WATK) 수석부회장ㆍ한글세계화운동총본부 뉴질랜드 본부장
 

가장 큰 빙하이자 서던 알프스의 꽃은 프렌치 조셉 빙하(Franz Josef Glacier)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가장 큰 빙하이자 서던 알프스의 꽃은 프렌치 조셉 빙하(Franz Josef Glacier)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뉴질랜드는 자외선이 강하다. 때문에 외출을 할 경우 계절에 관계없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등하굣길의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카우보이모자를 착용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자외선을 차단시켜 얼굴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만약 학생들이 카우보이모자를 착용하지 않고 학교에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패널티(penalty)를 받거나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이유는 모자를 갖고 오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카우보이모자는 자외선이 강한 뉴질랜드의 야외활동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기후는 계절에 따라 바뀌는 것 외에 또 다른 특징이 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흐리고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 기압의 변화뿐만 아니라 복잡한 지형, 높고 낮은 구릉지가 많다는 점과 높은 산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기온이 점점 낮아지는데 이는 혹독한 추위의 남극에 가깝기 때문이다.

남섬은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 산맥의 영향으로 인해 날씨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하다. 그럼에도 가장 자연적인 날씨를 느낄 수 있다. 비가 내린 뒤 바로 햇볕을 볼 수 있으며 맑은 공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자연적인 환경에서 자연적인 영웅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사람이 뉴질랜드 사람이라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웨스트랜드 타이포우티니 국립공원(Westland Tai Poutini National Park)에는 푸른 하늘과 맞닿을 정도의 거대한 빙하(氷河)가 형성돼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웨스트랜드 타이포우티니 국립공원(Westland Tai Poutini National Park)에는 푸른 하늘과 맞닿을 정도의 거대한 빙하(氷河)가 형성돼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남섬은 지형적으로 높은 산, 호수의 상징이다. 알프스(Alps) 산맥이 유럽 산맥을 대표하는 것이라면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는 뉴질랜드를 대표한다, 서던 알프스라는 이름은 지형적으로 뉴질랜드 남섬 서해안에 있고, 모습이 유럽의 알프스 산맥과 유사하다고 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높이가 3724m에 이른다. 산맥 내에는 웨스트랜드 타이포우티니 국립공원(Westland Tai Poutini National Park)이 있다. 특이한 점은 푸른 하늘과 맞닿을 정도의 거대한 빙하(氷河)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또 그 빙하의 대부분이 사람들이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빙하이다. 무려 60여개의 크고 작은 빙하가 있는데 이는 국립공원 자체가 광대한 빙원을 이루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 빙하가 2600m 아래 지점까지 흘러내린다고 하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가장 큰 빙하이자 서던 알프스의 꽃은 ‘프렌츠 죠셉 빙하(Franz Josef Glacier)’다. 쌍둥이 빙하로써 빙하의 평균 길이가 최소 8㎞에 달하며 총 길이가 무려 23㎞에 달한다. 따라서 빙하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1865년 독일 탐험가 줄리어스 본 하삿(Julius von Haast)이 프란츠 죠셉 빙하를 발견했다. 빙하의 이름은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로부터 따왔는데 왜 오스트리아의 황제 이름을 갖게 됐는지 생뚱맞다.

아울러 빙하 생성에 관련된 마오리족 전설이 있다. 마오리족 ‘히네후카테레’라는 아름다운 소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평소에 산을 오르는 것을 대단히 좋아했다. 틈만 나면 산을 벗 삼아 등산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 산을 좋아하는 ‘타웨’라는 남자를 만난다. 그들은 등산하는 과정에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가까워지게 된다. 둘은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수시로 함께 산을 오르면서 동고동락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등산을 하기로 한 날, 공교롭게도 강한 비와 바람이 불었지만 두 사람은 콧노래를 불러가며 지칠 줄 모르고 등산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별안간 가파르고 덩치가 큰 바위를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은 등산을 포기하지 않고 큰 바위를 올라가기로 결심한다. 먼저 타웨가 용기를 내어 바위를 오르게 되는데, 바위 중간쯤에서 그만 발을 잘못 디뎌 굴러 떨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크게 다친 타웨는 죽어버렸다. 히네후카테레는 큰 슬픔과 충격을 받은 나머지 한동안 눈물이 그칠 날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히네후카테레가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됐고 흘린 많은 눈물이 고여 빙하가 되었다고 한다.
 

서던 알프스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파란색의 블루 아이스(blue ice)가 많다. 푸른빛의 빙하다. 빙하는 왜 푸르게 보이는 것일까. 푸른색만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서던 알프스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파란색의 블루 아이스(blue ice)가 많다. 푸른빛의 빙하다. 빙하는 왜 푸르게 보이는 것일까. 푸른색만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서던 알프스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파란색의 블루 아이스(blue ice)가 많다. 푸른빛의 빙하다. 빙하는 왜 푸르게 보이는 것일까. 푸른색만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빙하 표면이 회색빛을 띤 바위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빙하 위에 오염물질들이 계속 쌓이기 때문이다. 오염물질은 바람에 날려 온 먼지와 블랙 카본(black carbon)이 대부분이다. 또 빙하 표면에 굴이나 구멍이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이는 빙하 위에 나뭇잎이 떨어져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나뭇잎 하나가 떨어질 경우 햇빛을 모아 수십 ㎝에서 1m나 되는 동굴 또는 배수구를 만들 수 있다. 짙은 나뭇잎의 색이 더 많은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빙하를 녹게 하는 현상이다.

시대별로 빙하 얼음 층에는 다양한 색이 있다. 1800년대의 얼음 층은 검은색 재가 많이 섞여 있다. 이는 당시 화산활동에 의한 것이며, 1900년대의 얼음 층에는 자연발화로 인해 오렌지색을 띤 얼음 층이 많다.

빙하의 생성과정을 보자. 빙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고산지대에 쌓인 눈의 두께가 30m 이상은 돼야 한다. 30m 이상 쌓인 눈은 압축된 후 얼음으로 바뀐다. 이렇게 형성된 얼음의 밑 부분은 높은 압력에 의해 녹아떨어진다. 그 후 산 아래 계곡으로 밀려 내려오게 되며 아래로 흐르게 된다. 계곡 아래에 만들어진 얼음 두께가 300m인 곳도 있다.

빙하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붕괴되기도 한다. 이는 지형, 두께, 모양 등 내부적 요인뿐만 아니라 기후의 급격한 변화 등 외부적 요인 때문이다. 비가 내리거나 많은 물이 빙하 표면에 고인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빙하가 갈라지게 되며 이로 인해 좁고 긴 틈새가 생성돼 흘러내린 물이 빙하 바닥에 고이게 된다. 이렇게 고인 물은 빙하 하부 층의 얼음을 녹이게 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빙하를 부서져 내리게 한다. 빙하가 한 번 부서져 내린 다음에는 더 많은 틈새가 생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또 다시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높다. 빙하는 이런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바닥의 물이 빙하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물길이 만들어져 있다.
 

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고산지대에 쌓인 눈의 두께가 30m 이상은 돼야 한다. 30m 이상 쌓인 눈은 압축된 후 얼음으로 바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빙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고산지대에 쌓인 눈의 두께가 30m 이상은 돼야 한다. 30m 이상 쌓인 눈은 압축된 후 얼음으로 바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4

빙하는 움직인다. 커다란 얼음 덩어리의 무생물인데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대단히 느린 속도로 움직이기에 사람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죠셉 빙하의 이동은 해발 300m에서 시작되며, 하루 6.5㎝에서 최고 4m의 속도로 움직인다. 비록 느린 움직임이지만 틈새, 눈사태, 낙석 등 위험한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빙하가 줄어드는 추세다. 지구온난화현상 때문이다. 그럼에도 빙하에 대한 관심이 조명되고 있다. 빙하 탐험이 물리적·기술적으로 완벽하다 하더라도 보장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려와 위기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빙하를 탐구하고 체험을 시도하는 데 열광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인상적이다. 가혹한 상황임에도 사람들의 욕구를 제어할 수 없다. 단순한 도전정신이 아니다. 원시자연이 주는 환상과 낭만문화를 즐기려는 야심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프렌츠 조셉 빙하는 신비로운 자연과 풍광, 유유한 흐름, 자연과 하나 된 기운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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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19-10-05 21:35:09
좀 있으면 뉴질랜드 빙하가 다 녹는다고 들었어요. 빙하에는 천연미네랄이 풍부해서 그냥 먹어도 된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