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원 삼척시 근덕면 장호터널 인근에서 토사 유출로 트럭이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트럭을 흙더미에서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원 삼척시 근덕면 장호터널 인근에서 토사 유출로 트럭이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트럭을 흙더미에서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곳곳 침수·붕괴로 사망 늘어

이재민 318명, 대피 1546명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제18호 태풍 ‘미탁’이 휩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소방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을 관통한 태풍 미탁으로 인해 이날 오후 4시 30분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모두 9명이다. 또 부산 산사태 등으로 5명이 실종 상태에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께 부산 사하구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매몰된 4명 중 65세 여성이 오후 4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비슷한 시각 경북 울진군 울진읍에서는 무너져내린 토사에 주택이 붕괴해 60대 부부가 매몰돼 사망했다.

강원 삼척시에서는 오전 1시께 무너진 토사에 주택 벽이 쓰러지면서 안방에서 자던 77세 여성이, 경북 영덕군에서는 59세 여성이 토사 붕괴에 따른 주택 파손으로 숨졌다.

전날 오후 9시께 경북 성주군에서는 농수로 작업을 하던 76세 남성이 급류로 인해 사망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에서는 주택 붕괴로 부부가 매몰됐다. 아내(69)는 구조됐으나 이날 남편(72)은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 강릉시 옥계면에서는 송어양식장 직원인 40대 중국동포 남성이 전날 밤 양식장 점검 중 실종됐다가 이날 정오께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이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는 배수로를 손보던 72세 여성이 급류에 빠져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는 5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사하구 산사태로 매몰된 4명 가운데 3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들이 70대 부부와 40대 아들 등 일가족인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북 울진군 매화면에서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경북 포항시 청하면 한 계곡에서도 1명이 실종된 상태다.

이재민은 175세대 318명으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통영의 3세대 7명은 귀가했으나 나머지 172세대 311명은 마을회관과 친인척 집, 숙박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지에서는 주민 1546명이 마을회관이나 면사무소 등으로 대피해 있다.

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삼척시 오분동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된 김모(77, 여)씨를 구조하고 있다.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삼척시 오분동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된 김모(77, 여)씨를 구조하고 있다.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재산피해도 집계가 진행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민간시설 1824건, 공공시설 281건 등 2105건의 피해가 중대본에 보고됐다.

완도와 제주, 목포 등에서는 주택 101동이 침수됐고, 5동이 파손됐으며, 창고 3동과 비닐하우스 8곳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봉화에선 영동선 열차가 산사태로 탈선했다. 다행히 승객들은 모두 대피했으며, 열차에 대해선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경북, 강원, 부산, 울산, 대구, 제주 등지에서 4만 8673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이 가운데 약 95%가 복구됐다.

항공기 운항은 모두 재개됐으나 일부 여객선은 계속 발이 묶여 있다.

현재 강릉∼독도, 인천∼백령·연평 등 41개 항로에서 여객선 233척 운항이 통제되고 있다. 동해·포항·울산항의 선박 입·출항도 제한됐다.

한편 전날 오후 9시 40분 전남 해남군에 상륙해 밤사이 남부지방을 관통한 미탁은 곳곳에 기록적인 양의 비를 쏟아낸 뒤 이날 오전 동해로 빠져나갔다. 경북 울진에는 시간당 104.5㎜의 비가 내려 1971년 1월 이 지역 기상관측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제주도 고산과 강릉, 동해도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태풍 '미탁'이 위력을 떨친 지난 2일 낮 전남 장흥군 대덕읍 옹암마을 부근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통행이 일시 통제됐다. (출처: 뉴시스) 2019.10.3
태풍 '미탁'이 위력을 떨친 지난 2일 낮 전남 장흥군 대덕읍 옹암마을 부근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통행이 일시 통제됐다. (출처: 뉴시스) 2019.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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