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북한 순회대사(왼쪽)가 스웨덴에서 계최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북미 실무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3일 경유지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0.3
김명길 북한 순회대사(왼쪽)가 스웨덴에서 계최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북미 실무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3일 경유지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0.3

김명길-비건, 5일 스웨덴 스톡홀름서 본격 실무회담

4일 예비 접촉… 전문가 “실무협상 2~3일 진행될 듯”

北 ‘새 계산법’ 요구… ‘제재완화’ 가능성에 전문가 이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과 미국이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싼 협상을 시작한다. 북미 실무협상팀은 4일 예비접촉을 갖고 오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북미 실무협상 장소는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북미 실무협상 일정을 발표하고 바로 다음 날인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하며 미국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미국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담담히 협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북측 협상 대표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다. 그는 3일 오후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스톡홀름행 항공편 탑승객 명단에 이름이 확인됐다. 미국 협상 대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이며, 그도 곧 스톡홀름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은 5일 하루로 잡혔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김명길 대사는 돌아가는 항공편은 아직 예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길 대사와 비건 대표의 북미 실무협상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 후 비핵화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느냐 다시 좌초 위기에 직면하느냐를 놓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에서 성과가 도출되면 연내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 논의도 진행될 수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북미 양측의 핵심 의제는 미국의 ‘포괄적 합의’와 북한의 ‘단계적 합의’를 놓고 설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안보리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은 ‘영변+알파(α)’를 원했다. 최근 북한은 ‘새 계산법’을 미국에 요구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새 방법도 좋을 것’이라며 긍정 메시지를 내면서 제재완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는 이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북미 실무 양측은 일단 만나서 서로 입장을 확인하고 본국에 보고도 하면서 협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협상은 2~3일가량 이어질 수 있다. 또는 짧게 하고 다음에 다시 날짜를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센터장은 “일각에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 정도 합의하고 이에 대한 상응조치를 예상하는데, 미국은 먼저 포괄적 합의를 원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이 확인 안 되고 로드맵 등이 합의가 안 되면 제재완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북한은 동결이든 영변이든 제재완화를 포함시키려 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은 어느 정도의 제재완화를 포함한 스몰딜(작은 합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핵을 보유하려고 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서 북한의 이러한 행보를 간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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