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전광훈 총괄 문재인 규탄 집회

문 대통령 비난·색깔론 넘쳐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문재인은 끝났다!” “문재인 개자식아! 빨리 거기(청와대)서 나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대회(투쟁대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같이 말하자 일대엔 환호성이 쏟아졌다.

한기총 대표회장 전 목사는 개천절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범국민투쟁대회를 기획했다. 이날 대회에선 ‘개천’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곳곳에 넘쳐난 색깔론은 개천절의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투쟁대회에는 한기총 소속 교인들과 극우 종교인, 시민 등이 대거 참여했다. 대회가 열린 광화문 남측광장∼서울역 2.1㎞ 구간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 행렬로 가득 찼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서초동 (검찰개혁) 집회에서 참석 인원을 과장하는데, 저희는 실제로 200만명이 왔다”고 주장했다.

시위자들은 ‘문재인 OUT’ ‘문재인 좌파독재 퇴진하라’ ‘'문재인 퇴진’ ‘조국 감옥’ 등이 쓰여진 팻말을 들고 “문재인은 퇴진하라!”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등을 외쳤다. 태극기가 그려진 우산과 망토, 선글라스 등이 눈에 띄었다. 곳곳엔 헌금을 걷는 스태프들이 헌금함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전 목사는 이날도 어김없이 “문재인을 사도세자처럼 뒤주에 가둬서 구치소로 보내야 한다”는 등의 막말을 이어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특히 투쟁대회에는 각계각층의 보수 인사들이 집결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는 “저 청와대부터 서울역까지 애국 시민들로 채웠다. 이제 이 힘을 가지고 청와대로 밀고 들어가 저자(문 대통령)의 목덜미를 잡아서 패대기를 쳐야 한다”며 “목숨을 걸고 문재인 정권을 끌어내리는게 애국이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우식 장로는 “애국 시민 여러분, ‘악마를 보았다’라는 영화 아시냐”고 운을 뗀 뒤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 바로 ‘악마를 보았다’다. 영화에서 나오는 악당 최민식이 바로 문재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원들이 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원들이 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같은 시각,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하는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가 진행됐다.

한국당은 당초 이날 투쟁대회에 합류하기로 했지만, 단독적으로 행사를 이어갔다. 그러자 투쟁대회 총괄 본부장을 맡고있는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황교안 대표님의 영상을 틀고 투쟁대회에 합류해야 한다. 약속을 지키라”며 한국당에 행사 종료를 거듭 요구했다.

곧이어 한국당은 황 대표의 발언 영상을 송출했고, 전 목사는 “‘같은 편(?)’ 황교안 대표님을 두손들고 만세로 환영하겠다”면서 영상을 지켜보자고 독려했다.

앞서 보수 진영의 전국기독교총연합회(전기총)도 개천절을 맞아 이날 정오부터 서울광장 서편에서 ‘전국기독교연합 기도대회’를 열었다.

기도대회에서는 조 장관 사퇴나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행사 말미에 참석자들이 대거 투쟁대회로 합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편 전 목사를 지지하는 일부 교회들이 투쟁대회에 교인을 동원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는 자신의 교회 유튜브 계정에 올린 ‘모든 애국 시민들은 한기총 전광훈 목사와 함께 광화문 이승만 광장으로 모이자’는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에 교인들의 참여를 노골적으로 독려했다.

정 목사는 이번 대회를 하나님과 마귀의 대결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는 “마귀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세력과 하나님의 자유민주주의 기독교 애국시민세력의 전쟁이 이번에 열리고 있다”며 “우리 하나님께서 3일 집회를 통해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주시고 악한 자들을 제거해주시며 이 악한 자들을 지배하고 있는 마귀들을 제압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가 지난달 30일 교회 유튜브 계정에 올린 ‘모든 애국 시민들은 한기총 전광훈 목사와 함께 광화문 이승만 광장으로 모이자’는 제목의 동영상. (출처: 유튜브 캡처)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가 지난달 30일 교회 유튜브 계정에 올린 ‘모든 애국 시민들은 한기총 전광훈 목사와 함께 광화문 이승만 광장으로 모이자’는 제목의 동영상. (출처: 유튜브 캡처)

변승우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하는교회는 교회 홈페이지 ‘교회 소식’에 ‘할렐루야! 한기총이 주관하는 문재인 탄핵을 위한 집회에 우리 교회가 적극 동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는 글을 대놓고 실기도 했다.

교회에 올려진 게시글에는 “우리는 더이상 적그리스도의 세력이 이 나라를 망치게 방치할 수는 없다”며 “그래서 10월 3일 광화문 집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사랑하는교회 성도님들 모두 적극 참여해주시고, 전국 지교회 담당교역자들도 지교회마다 참석 인원을 조사하고 버스를 대절해 참석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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