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2~3세 ‘금수저 마약’ 액상대마, 2년새 적발량 80배 급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최근 각계 유력 인사 자녀들이 해외에서 밀반입하거나 상습 흡연하다 적발된 대마 액상 카트리지 등 대마추출물 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실이 관세청으로 받은 ‘2015년 이후 대마류 적발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2년 사이에 200g에서 1만 6000g으로 80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카트리지 등 액상으로 된 대마추출물은 2015년까지 한 건도 관세청에 적발되지 않았지만 2016년 6건에 204ｇ(500만원 상당)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이후 2017년 21건 1144ｇ(2300만원 상당), 작년 120건 1만 6356ｇ(3억 4700만원 상당)으로 적발량이 증가했다.

2016∼2018년 사이 단속 건수는 20배, 중량은 80.2배, 금액은 69.4배 각각 늘어났다. 말 그대로 폭발적 증가세다. 특히 작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1∼8월 단속 실적을 봐도 110건에 9813ｇ(2억 2600만원 상당)으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자담배 액상 카트리지 등으로 가공된 대마추출물은 다른 마약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것이 특징이다. 다만 액상대마는 일반 건초형과 비교했을 때 그 가격이 몇 배나 비싸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유학생이나 부유층 자제들의 전유물, 이른바 ‘금수저 마약’으로 불린다.

최근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이자 올가니타 회장의 딸(18)이 밀반입하다가 공항세관에서 적발됐고,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영근(31)씨가 대마 쿠키와 액상대마 카트리지 등 대마를 구입해 상습적으로 흡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또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이자 CJ제일제당의 부장인 이선호(29)씨가 대마 성분의 각종 변종 마약을 국내에 직접 밀반입하다 적발됐고,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의 아들인 정현선(28)씨는 대마오일 카트리지 13개를 구입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대마추출물을 포함한 대마류(대마초·대마오일·대마수지·대마쿠키 등 포함) 전체 밀수 적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대마류 적발량을 보면 2015년 69건에 1만 2130ｇ(3억 2800만원 상당)에서 작년 309건에 5만 9910ｇ(19억 6100만원 상당)으로 늘었다. 건수는 4.5배, 중량은 4.9배, 금액은 6.0배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기호용 대마가 일부 합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밀수 지역을 분석한 결과 2015년 북미발의 비중은 49%, 나머지는 51%였지만 2018년에는 북미가 79%, 나머지가 21%로 바뀌었다.

김두관 의원은 “대마는 마약 중독자들이 처음 시작하는 입문용 마약으로 불리며 사용자는 이후 필로폰과 같은 중독성이 더 강한 마약을 찾게 된다”며 “국내 마약범죄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대마류 밀수 차단을 위해 관세청 등 마약 수사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