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이 위력을 떨친 지난 2일 낮 전남 장흥군 대덕읍 옹암마을 부근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통행이 일시 통제됐다. (출처: 뉴시스) 2019.10.3
태풍 '미탁'이 위력을 떨친 지난 2일 낮 전남 장흥군 대덕읍 옹암마을 부근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통행이 일시 통제됐다. (출처: 뉴시스) 2019.10.3

곳곳 침수·붕괴로 사망 증가

이재민 268명, 대피 1546명

봉화 영동선, 산사태로 탈선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제18호 태풍 ‘미탁’이 휩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곳곳에서 속출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남부지방을 관통한 태풍 미탁으로 인해 6명의 사망자와 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6분께 경북 울진군 울진읍 한 주택이 붕괴하면서 60대 부부가 매몰돼 숨졌다. 앞서 이날 새벽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서는 72세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 삼척시에서는 오전 1시께 무너진 토사에 주택 벽이 쓰러지면서 안방에서 자던 77세 여성이 숨졌다. 같은 시각 경북 영덕군에서도 토사 붕괴로 주택이 파손되면서 59세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전날에는 오후 9시께 경북 성주군에서는 농수로 작업을 하던 76세 남성이 급류로 인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는 주택 붕괴로 부부가 매몰됐는데, 아내(69)는 구조가 됐지만 남편(72)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계곡에서는 승용차가 물에 떠내려갔고 수색에 나선 소방당국은 차량을 발견했지만 운전자는 아직 찾지 못했다.

제주도에서도 주택이 파손되면서 3명이 다쳤고 경북에서는 1명이 부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제주도에서는 주택 침수·파손으로 10세대 30명이 인근 호텔이나 펜션 등으로 대피했다.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지에서도 주민 1546명이 마을회관이나 면사무소 등으로 대피했다.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완도와 제주, 목포 등에서는 주택 101동이 침수됐고, 5동이 파손됐으며, 창고 3동과 비닐하우스 8곳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봉화에선 영동선 열차가 산사태로 탈선했다. 다행히 승객들은 모두 대피했으며, 열차에 대해선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경북·경남 등에서는 14곳의 도로가 유실됐다. 제주에서는 학교 1곳의 지붕이 파손됐고, 전남 완도군 완도읍 내 초·중학교와 중앙시장 등 13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항공기는 이날 6시 기준 모두 재개됐지만 여객선은 계속 운항 중지 상태다. 전날부터 부산-제주 등 100개 항로가 여객선 165척 운항이 통제되거나 결항됐다. 한라산과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은 출입이 금지됐다.

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원 삼척시 근덕면 장호터널 인근에서 토사 유출로 트럭이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트럭을 흙더미에서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원 삼척시 근덕면 장호터널 인근에서 토사 유출로 트럭이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트럭을 흙더미에서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태풍 미탁으로 인해 부산에는 산사태가 발생, 주택과 식당 건물을 덮쳐 일가족 3명 등 4명이 매몰됐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9시 5분께 부산 사하구 한 공장 뒤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인근 주택과 식당 등 2곳을 덮쳤다고 밝혔다. 매몰된 주택은 지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이 파묻혔다. 식당은 가건물로 된 천막 1개 동이 매몰됐으며 주택에는 사고 당시 일가족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는 원래 4명이 함께 거주했으나 사고 당시에는 75세 남편과 70세 아내, 48세 아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는 현재 매몰된 장소로 주변으로 뜨고 있고 통화도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사고가 나자 군부대와 경찰, 소방 등 606명이 동원돼 매몰자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포크레인 2대 등 총 24대의 장비도 투입됐다. 인명 구조견 2마리도 긴급 동원됐다.

하지만 입구가 좁아 중장비 투입이 쉽지 않고, 전신주가 있어 먼저 제거작업을 벌여야 하는 등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토사량이 많아 제거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구조대도 도착해 함께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사태는 태풍으로 인해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지며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삼척시 오분동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된 김모(77, 여)씨를 구조하고 있다.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3일 새벽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400㎜의 폭우가 쏟아진 강원 삼척시 오분동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된 김모(77, 여)씨를 구조하고 있다. 김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2019.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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