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율담당 등 4명 영장 신청..중대장.가해대원 등 16명 입건
현금 갈취.상습구타..유통기한 만료 앞둔 연두부 강제로 먹여

(춘천=연합뉴스) 강원지방경찰청은 27일 307전경대 구타ㆍ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해 가혹행위 및 구타에 가담한 유모(21)상경과 강모(20) 이경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홍모(21)일경 등 나머지 가해 대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신입대원들의 구타.가혹행위 등 피해사실을 알고도 상급 관청에 보고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은폐한 해당 전경부대 중대장 정모(38) 경감을 비롯한 지휘.관리요원 5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307전경대 기율담당인 유 상경과 피해 대원의 한 기수 선임인 강 이경 등은 지난해 12월2일부터 지난 6일까지 한 달간 생활실 등에서 전입해 온 지 얼마 안 된 신입 대원의 교육을 빙자해 10여회 폭행하고 유통기한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연두부를 강제로 먹여 구토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여만 원 상당의 카드와 현금을 갈취해 간식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집단이탈한 6명을 포함한 신입대원들에 대한 폭행 및 가혹행위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눈동자를 돌리지도 못하게 하는 이른바 '정면 뚫기', 허리와 팔을 쭉 편 상태로 손을 무릎에 대는 일명 '각잡기' 등의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 대원들은 경찰조사에서 "교육 차원에서 가혹행위를 했지만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밖에 307 전경대 중대장은 '부대 내에 구타.가혹행위가 있으니 확인해 달라'는 피해 대원 부모의 신고를 받고도 상급관청에 보고하거나 형사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가해 대원 2명만 기율 교육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대원인 307전경대 소속 이경 6명은 선임들의 지속적인 구타와 가혹행위를 참지 못하고 23일 집단이탈했으며, 경찰은 이들을 24일 복귀시킨 뒤 경찰청 본청으로 데려와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조사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횡성지역 구제역 이동통제소에서 지원근무를 하던 중 부대장에게 전화로 피해 사실을 신고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자 부대에 복귀하면 선임들에게 보복당할까 두려워 탈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집단이탈한 신입대원 등이 인터넷에 신고한 의혹과 그 밖의 부대 내 가혹행위가 있었는지를 수사하고자 신입대원 40여명을 대상으로 폭넓게 조사했다"며 "전의경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 관련자들을 엄벌해 관행적인 악습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건 당시 강원청 경비교통과장, 작전전경계장을 징계하고, 옥도근 강원청장과 307전경대가 소속된 원주경찰서 김정섭 서장에 대해 서면 경고했다.

한편 강원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지방청 대강당에서 307 전경대를 비롯해 지방청 소속 5개 상설중대원과 17개 경찰서 112 타격대원 중 복무 6개월 미만의 전.의경 150여명을 대상으로 구타.가혹행위와 관련한 소원수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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