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례 이씨 대면조사서 자백나와
경찰, 수사자료로 신빙성 확인 중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씨가 화성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을 저질렀음을 자백했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브리핑을 열고 이씨를 상대로 현재까지 이뤄진 9차례의 대면조사에서 그가 이같이 털어놨다고 밝혔다.
화성사건은 모방범죄로 드러난 뒤 범인이 검거돼 종결됐던 8차 사건을 제외하고서 10차 사건까지 총 9차례 발생했다. 이씨는 화성사건 외에도 5건의 살인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살인사건 외 30여건의 강간과 강간미수 범행도 자백했다. 경찰은 이씨가 단지 기억에 의존해 자백한 만큼 그 당시 수사자료와의 대조 등을 통해 그의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화성사건 5·7·9차 피해여성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50대 남성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 집중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전날까지 9차례에 걸쳐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이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엔 경기남부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과 전국에서 소집된 프로파일러 6명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면조사 처음 몇 차례에서 이씨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 경찰은 끈질긴 대면조사를 통해 이씨와 정서적 친밀감과 신뢰를 형성했다.
또한 1988년 7차 사건의 목격자인 당시 버스 안내양 엄모씨를 불러 법최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씨의 사진과 사건 당시 목격했던 범인이 일치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이씨를 압박했고, 화성사건 5·7·9차 사건에서 그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도 이씨에게 알렸다.
이에 따라 이씨는 지난주부터 점차 자신이 벌였던 범행을 하나 둘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