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희만사) 대표가  서민들의 부채 탈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금융인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희만사) 대표가 서민들의 부채 탈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진정한 부채상담은 지속적인 재무관리로 부채탈출 돕는 것”
 

발상 전환으로 금융혁신 선도
365일 ATM기·PB시스템 구축
은행권 이단아서 ‘미다스 손’으로

가계부채 해결 전문사회적기업 일궈
열린사이버대학서 ‘부자학’ 강의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금융인 김희철(63) 희망만드는사람들(희만사) 대표의 그간 행보는 발상의 전환이 금융의 계몽과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제는 상담의 새로운 개념을 세워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희만사는 가계부채 상담과 재무설계를 하는 전문 사회적 기업으로, 국제적 기준의 사회적 기업 평가시스템을 가진 미국의 ‘B Lap’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1981년 외환은행에 입사하며 첫 금융인의 길을 걸은 김희철 대표는 2011년 퇴직하기 전까지 하나은행 지점장, PB 지원팀장, 외환은행 PB영업본부 부장, 대구은행 부행장과 복합금융사업단장의 은행업무를 맡았다. 특히 VVIP들의 재정을 관리해주는 PB 관련 업무를 상당기간 맡으며 소위 돈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을 상대했던 그가 지금은 부채에 허덕이는 이들을 위해 오로지 순수상담과 자산관리(FP)까지 도와주는 희만사의 대표와 서민금융연구원 수석부원장 등을 맡아 서민들의 부채탈출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365일 ATM을 은행 밖으로 빼내다

김 대표의 부친도 은행원 출신으로 은행에서 정년퇴직을 했다. 따라서 당연히 부친이 김 대표를 이 길로 인도했을 법한데, 오히려 부친은 그가 은행원이 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고 한다. 이유는 김 대표가 성격이 자유분방하니 체질상 안맞을 것이란 것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은행원이 됐고, 부친으로부터 성격을 고쳐야 하고 꼼꼼해야 한다는 충고를 자주 들어야 했고, 은행 내 상관들로부터도 은행원 체질이 아니라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고 한다.

오기가 생겼을까.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은행에 대해 공부했고, 은행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상품과 서비스, 시스템을 만드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365일 자동화코너 현금자동 입출금기(ATM)’와 ‘프라이빗 뱅커(PB: Private banker, 자산관리 전문가)’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과거 1990년대만 해도 ATM기가 은행 점포 안에만 있어 은행업무 시간 외에는 입출금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은행원이었던 김희철 대표는 24시간 언제든지 제약을 받지 않고 입출금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ATM기를 은행 창구 밖에 설치하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그때는 상황이 달랐다.

이런 의견을 제시한 그는 내부적으로 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에는 은행이 저축을 하는 곳으로만 인식돼 있어 출금을 활성화 시킨다면 은행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그는 고객이 현금을 자유롭게 입출금하는 것이 은행 저축을 더 활성화 시키고 은행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뜻을 굽히지 않고 싸워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킨 끝에 시중은행에서는 최초로 365일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는 ATM기를 선보이는 데 성공했고, 타은행들이 이 모델을 벤치마킹하면서 지금의 대중화되는 데에 김 대표가 선구자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의 활성화로 지금은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전까진 대단한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희만사) 대표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희만사) 대표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빈곤 탈출위해 부자의 마음자세 알려

이외에도 그는 금융상품개발, 마케팅, A/S제도 등의 부서(팀)와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하자 은행에 들어와서 자꾸 이상한 소리만 한다고 오히려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은행이 다하고 있다. 그가 당시 전 은행의 기획담당자들 불러서 다 알려주고 하는 등 그 바탕에 김 대표가 있었던 것이다. 즉 은행에서 미운 오리 새끼인줄로 알았던 그가 알고 보니 백조였던 셈이다.

또 2000년에는 PB를 본격적으로 만들려고 할 때 PB사업부장을 맡아 전산관리부터 세팅까지 새로 정립했고 타은행 PB들 교육시켜 PB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은행경력 외에도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전문강사, 금융칼럼니스트, 재무설계사, 금융노년전문가, 사회복지사, 신용상담사, 창업지도사 등의 화려한 자격증과 이력을 자랑한다. 또 열린 사이버대학에서 외래교수로 6년째 부자학 강의를 하고 있다. 그가 은행을 그만둘 무렵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 벗어나던 시점이었는데, 그는 “금융을 알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부자의 행동과 마음자세에 대해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강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희철 희만사 대표가 희만사 동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김희철 희만사 대표가 희만사 동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최적의 부채관리 시스템 짜느라 분주

은행 생활을 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던 그에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터닝 포인트이자 새로운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했다.

대구은행의 부행장급인 복합금융사업단장으로 스카우트 된 첫 해에 2008년 국제금융위기가 발생하며 펀드에 대한 민원이 터져 나올 때 그는 직접 고충민원센터장을 맡아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고 통화하고 상담에 적극 나섰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많이 들으면서 희만사에서 상담 시스템을 만드는 데 큰 거름이 됐다.

희만사는 2009년 설립돼 초기에는 대부업체로 등록해 출발했다. 부채상담과 함께 재무설계에 이어 저금리로 바른 대출을 해주기 위해서였다. 당시 대부업체 최저금리가 44%였고, 상담자들에게 10%대의 대출로 전환시켰고,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이자금리를 점점 내려주면서 제도권 금융권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등 선순환 하도록 운영했다. 현재 캠코에서 시행하고 있는 바꿔드림론이 희만사의 모델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2013년에는 대부업 타이틀을 빼고 순수상담만을 위해 상담 주식회사로 다시 탄생했다. 김 대표는 희만사 설립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다가 은행을 퇴직한 후 2012년 대표가 돼 이끌고 있다.

희만사 상담사(오른쪽)의 상담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9.10.2
희만사 상담사(오른쪽)의 상담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9.10.2

그는 “완전히 망가진 사람은 개인워크아웃이나 회생제도를 이용해야지, 이를 추가 대출로 구제해 주는 건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희만사의 상담은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빠른 응급처치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응급실의 개념이다. 함께하는 상담사들이 상담자에게 소비지출과 현금흐름을 잡아주는 등의 개인맞춤형 재무관리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상담자들의 속 얘기를 오랜 시간 들어주고 같이 울어주기도 하고, 문제 인식도 시켜주고 용기도 북돋워주는 등 보통 한 사람 상담하는 데 2시간 이상 걸린다. 또 여러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상담해주고 관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말하는 기본 상담은 지식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컨설팅을 해주고, 교감해주는 카운슬링과 행동의 변화까지 올 수 있도록 코칭해줌으로써 부채 문제해결 방안을 찾고 실행까지 옮겨주는 것까지를 말한다”고 강조했다. 곧 상품을 소개하고 그에 맞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는 단순 상담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PB시스템을 만들었던 그는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상담을 통해 부채 탈출에 성공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가정경제 상담 관리 시스템을 완성시킬 계획을 짜느라 요즘 분주하다. 그 플랜이 완성된다면 10년 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실용음악과 색소폰 전공을 공부하고 싶다는 게 김희철 대표의 소박한 버킷리스트 1순위다. 잠깐 보여준 그의 색소폰 연주는 제법 프로수준을 뺨친다.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희만사) 대표가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희만사) 대표가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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