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출처: 연합뉴스)
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출처: 연합뉴스)

화성사건 9건 전부 범행 시인

이외 5건 범행 벌였다고 자백

경찰, 총 9차례 대면조사 실시

경찰 “진술 신빙성 확인 중”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씨가 화성사건을 비롯한 총 14건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남부경찰청은 이씨가 모두 9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5건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이 같은 자백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이씨가 지목된 지 13일 만이다.

화성사건 외의 범행은 화성사건 전후 화성 일대에서 3건, 이씨가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하기 전까지 2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 일대에서 벌인 3건 가운데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이전 발생한 연쇄 성폭행 사건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화성사건 5·7·9차 피해여성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50대 남성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9차례에 걸쳐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이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벌여왔다. 이 조사엔 경기남부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과 전국에서 소집된 프로파일러 6명이 함께했다.

대면조사 처음 몇 차례에서 이씨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끈질긴 대면조사를 통해 이씨와 정서적 친밀감과 신뢰를 형성했다. 또 1988년 7차 사건의 목격자인 당시 버스 안내양 엄모씨를 불러 법최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씨의 사진과 사건 당시 목격했던 범인이 일치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실화탐사대, 이춘재 얼굴 공개… 母 “손자는 내가 잘 키웠다” (출처: 실화탐사대)
실화탐사대, 이춘재 얼굴 공개… 母 “손자는 내가 잘 키웠다” (출처: 실화탐사대)

경찰은 이 같은 결과를 들고 이씨를 압박했다.

화성사건 5·7·9차 사건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도 이씨의 자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씨는 지난주부터 점차 자신이 벌였던 범행을 하나 둘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성사건 9차례를 포함해 5건의 범행을 더 저질렀다는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수사기록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자백 건수와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자백내용에 대한 수사기록 검토, 관련자 수사 등으로 자백의 임의성, 신빙성, 객관성 등을 확인해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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