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이번주 방중할 수도… 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주목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실무협상이 9월 말에서 10월로 미뤄진 가운데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이하는 이번 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지 주목된다.

북미 실무진에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에 김 위원장은 이번 주 5차 중국 방문을 하면서 미국에 또 다른 압박을 가할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인 10월 1일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인 10월 6일을 앞두고 이 기간 안에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4일 국회 정보위에서는 국가정보원이 “10월 6일이 북중 수교 70주년인 점과 1, 2차 북미정상회담 전 방중 사례가 있는 점을 볼 때 북중 친선 과시와 북미협상 관련 정세 공유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 방중 가능성이 있어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는 실무협상을 9월 말에 하기로 했다가 10월로 미루면서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관측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은 더 집중된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하순에 미국에 실무협상을 제안했지만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압박을 가하기만 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앞서 지난 26일 유엔총회 계기로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실무협상 재개시기에 대해 “미국은 준비가 됐다”면서도 “우리는 결국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달 말 실무협상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실무 간 물밑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와 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을 제시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후 “어쩌면 새로운 방식이 나을 수도 있다”며 북한 측에 한 발 양보한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완화에 대해서는 “비핵화 이전에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비핵화 협상 방식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간격이 큼을 드러냈다.

중국은 이 틈을 타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대북제재의 완화”를 주장했다. 지난 27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동시 행동을 강조하며 “한반도의 정치적 해결과 새로운 발전을 위해 대북제재를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북한과 연대를 대외에 과시하면서 대미 협상에서 북한에 힘을 실어주고 미국과 무역협상을 벌이는 중에 북한이라는 카드를 손에 거머쥐었다.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을 비핵화 대화 의제로 내세우며 중국과 연대를 꾀하고 미국을 더욱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에 이번 주 북중 정상 간 만남은 관심이 쏠린다.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유엔총회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입장을 확인한 북한은 김 위원장은 이번 주 북중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시 주석을 통해 대북제재완화와 체제보장 등을 지지하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대미 견제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또한 오는 10월 7일 이후 미국과 무역협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있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북한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과 연대하는 모습이 과도하거나 북미 실무회담이 늦어지는 점은 북한 입장에서는 불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미국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준비를 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나중으로 미룰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