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나무, 새’ 옛 그림 속에서 되살아나다
‘꽃, 나무, 새’ 옛 그림 속에서 되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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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9.30
(출처:문화재청) ⓒ천지일보 2019.9.30

국외소재 한국문화재 공개
복원한 12점의 작품 전시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흰색 비단에 꽃과 나무, 새를 수놓은 자수병풍.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나무들과 짝을 이룬 새들의 모습은 자손의 번창을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옛 선조들은 이처럼 그림 속에 가정의 화평과 복, 장수의 뜻을 담아 놓았다.

이 그림은 독일 로텐바움박물관 소장의 ‘자수 화조도 병풍’이다. 국외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는 국제적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중 일부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낡거나 잘못된 보관으로 인해 변형돼 제 모습을 잃게 됐다.

◆4개국 6개 기관이 소장 작품

이와 관련,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우리 손에서 되살아난 옛 그림’ 전시를 통해 외국 소재의 한국유물 중 국내에 들여와 보존처리를 마친 유물을 12점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클리블랜드미술관과 필라델피아미술관,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영국의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독일의 로텐바움박물관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등 4개국 6개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의 회화와 자수 병풍 등이다.

그간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손상이 심해 현지에서 활용이 어려운 우리 문화재가 다시 빛을 볼 수 있도록 국외 박물관과 미술관을 대상으로 ‘국외문화재 보존 복원 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지원 대상은 유물의 훼손 정도를 살펴 보존처리의 시급성을 정하고 문화재가 지닌 예술적·역사적 가치를 종합해 고려해 선정했다.

◆조선 후기 초상화 등 공개

먼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품으로는 조선 초기 작품으로 알려진 ‘산시청람도(山市晴嵐圖)’와 조선 후기의 ‘초상화’가 공개됐다. ‘산시청람도’는 조선 초기에 널리 제작됐던 산수화인 소상팔경도 중 하나로, 안개 낀 도시와 산촌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드물게 전해지는 조선 초기 산수화로 주목되는 작품이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의 ‘백동자도(百童子圖)’ 병풍 역시 새롭게 개장된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다. 화려한 전각이 있는 정원에서 놀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는 많은 자손을 낳고 가문이 번성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총 10폭의 병풍으로 기존에 5폭씩 나눠 2개의 병풍으로 전해지던 것을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원래의 형태인 10폭으로 복원했다.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소장 작품으로는 ‘표작도(豹鵲圖)’와 ‘난초도’가 공개됐다. ‘표작도’는 소나무와, 표범, 까치를 그린 민화로, 종이를 오려 장황을 꾸몄다. 원래의 장황이 잘 남아 있어 원형을 살려 보존처리 했다.

‘난초도’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작품으로, 검은 비단에 금색 안료로 그렸다. 이번 보존처리 과정 중에 구리 성분의 안료가 사용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또한, 기존의 장황과 배접지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글씨가 드러나는 등 관련 연구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 작품의 공개는 올해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영국의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과 독일의 로텐바움박물관 소장의 자수 병풍도 공개됐다.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의 ‘자수 화초길상문’ 노란 비단에 화초와 글자를 수놓은 자수병풍이다. 수십 종의 꽃이 표현됐으며 글자는 구중 연회에서 추었던 정재무의 노랫말로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이 소장한 20세기 초반의 혁필화 등 서화 작품 5점은 홍재만, 송염조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근대 서화가들의 작품이다. 장황 없이 전해지던 것을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족자 형태로 장황을 제대로 갖췄다. 한편 이번 ‘우리 손에서 되살아난 옛 그림’ 전시는 10월 13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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