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으로 나온 예술, 도시를 디자인하다

꽃, 종이, 한글 그리고 신발들의 이야기

신발 위 살포시 내려앉은 꽃과 새, 한글

한지조형가 로즈박 작가와 전태수 슈즈명장이 만나 탄생한 작품. ‘파랑새는 있다’ ⓒ천지일보 2019.9.30
한지조형가 로즈박 작가와 전태수 슈즈명장이 만나 탄생한 작품. ‘파랑새는 있다’ ⓒ천지일보 2019.9.30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한글날을 앞두고 독특하고 재미있는 전시가 열린다. 10월 2~8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 2관에서 열리는 ‘담, 담, 담, 담-지담, 화담, 한담, 화담(꽃, 종이, 한글 그리고 신발들의 이야기’는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온 예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계적인 한지예술가 로즈박 작가와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슈즈로 잘 알려진 전태수 슈즈명장이 만나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다.

우리의 전통한지로 표현된 로즈박 작가의 작품이 나비와 새, 꽃, 한글이 돼 전태수 명장의 슈즈에 살포시 내려앉아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작품이 돼 세상 바깥으로 걸어 나왔다.

한국적 토양인 한지를 꽃과 생명으로 표현하며, 여성의 근원인 생명의 순환과 사랑을 표현하는 작가 로즈박. 그가 오랜 세월 일관성 있게 추구하는 생명에 대한 사랑과 우리 것에 대한 가치는 한지를 통해 한글, 오브제 콜라주, 입체조형, 공간설치 회화와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처럼 폭넓은 활동영역과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방식은 그를 전 세계 화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세계적인 한지예술가 로즈박 작가의 작품 ‘파랑새는 있다’ (제공: 로즈박 작가) ⓒ천지일보 2019.9.30
세계적인 한지예술가 로즈박 작가의 작품 ‘파랑새는 있다’ (제공: 로즈박 작가) ⓒ천지일보 2019.9.30

또한 작가는 한지가 지닌 무한한 가치와 포용력이 한국 여성의 심성과도 흡사한 것에 주목, 한지와 한글을 여성과 꽃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해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외에도 경계가 없는 작가의 작품세계는 뉴욕스콥, 국제 팬 대회 노벨상수상자들을 위한 전시, 비공식 기네스북 기록인 20피트가 넘는 국립극장의 대형조형설치와 한국문화재단초대전 및 로즈박의 러브코리안, 한지 코르사주 출시는 내외국인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48년 외길을 옹골차게 발만 보고 걸어 온 전태수 슈즈명장. 전태수 명장은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신었던 버선코구두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방한 때 신었던 빨간 꽃신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성수동에서 한국 수제화 명장 1호라는 호칭을 얻기까지 신발에 대한 그의 지독한 애정과 열정은 그를 이탈리아 유학길에 오르게 했으며, 나아가 우리 전통 신에 대한 탐구에까지 이르게 했다. 신발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탐구로 그는 지금, 우리 문화를 구두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전태수 슈즈명장은 “구두에 대한 오랜 애정이 우리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만들었다”며 “세계적인 명품 수제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것이 필요해 디자인에 우리 문화를 입히고 있다”고 말한다.
 

로즈박 작가의 작품 ‘파랑새는 있다’와 협업해 탄생한 전태수 슈즈명장의 ‘파랑새는 있다’ 작품. (제공: 로즈박 작가) ⓒ천지일보 2019.9.30
로즈박 작가의 작품 ‘파랑새는 있다’와 협업해 탄생한 전태수 슈즈명장의 ‘파랑새는 있다’ 작품. (제공: 로즈박 작가) ⓒ천지일보 2019.9.30

전태수 명장에게 구두는 패션을 완성하는 마지막 포인트이며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첫 번째 관문이다. 그는 또한 각자의 발모양처럼 삶도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신발에 대한 그의 철학이 우리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 로즈박 작가의 작품을 만나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잘 보여주는 두 사람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꽃이 되고 새가 되어, 그리고 한글이 되어 구두 위에 내려앉아 도시를 거니는 꿈같은 이야기. 그 꿈결 같은 이야기가 경인미술관에서 펼쳐진다.

한편 이번 전시회 작품은 (주)가인 이노베이션의 이어진 대표의 최첨단 프린팅과 코팅 솔루션이 융합돼 보다 생생한 원화의 느낌을 재현했다. 또한 전시기간 중 현장에서 로즈박 작가의 한지장미 코르사주와 전태수 명장의 구두를 신어보고 직접 주문 제작이 가능한 이벤트도 펼쳐진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