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 (제공: 서울여자대학교)
진중권 동양대 교수. ⓒ천지일보DB

“개혁은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공지영 말 대부분 사실이라 상처받지 않는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에서 정의당의 대응 방식에 실망감을 표하며 탈당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조 장관의 도덕성에는 실망했지만, 검찰 개혁에 대한 진정성은 인정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난 28일 영남일보에 따르면 27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특강 및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진 교수는 탈당계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조 장관의 임명 전 반대 의견을 정의당에 전달했지만, 당은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른 이슈가 또 있다면 모를까 탈당을 강행할 일은 없을 것 같다”라며 “어차피 실질적으로 당내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당에 피해도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나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수긍하는 게 민주주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진 교수는 “조국 사태는 공정성이나 정의의 문제이지, 결코 이념이나 진영으로 나눠서 진행할 논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국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진보’와 ‘보수’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과 정부·여당의 검찰 개혁 중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조 장관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도 “조 장관이 검찰 개혁에 목숨을 거는 것은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약 10년 전 조 장관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사법 개혁은 꼭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소회 하면서 “지금 추진하는 검찰 개혁도 계획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검찰 개혁의 적격자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진 교수는 “조 장관만이 검찰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보진 않고, 개혁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의) 최적격자임은 틀림없다”라며 “친구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조 장관이 굉장히 강단이 세진 것 같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에서 검찰 개혁은 결국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자 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조금 안쓰럽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 교수는 자신을 비난한 소설가 공지영씨에 대해 “상처받지 않고 공 작가의 말이 대체로 사실이다. 박사학위도 없고 머리가 나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진중권이 자유한국당에 갈 것이다’라는 것도 미래에 대한 예언인데, 내가 뭐라 하겠는가”라면서도 “동양대를 ‘먼 시골 학교’라고 표현한 것은 안타까웠는데 정말 멀어서 그런 건지 지방에 대한 비하인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 교수는 조 장관과 서울대학교 82학번 동기다. 두 사람은 1989년 서울 사회과학연구소를 결성해 ‘주체사상 비판’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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