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당 독산점 김승오 사장은 보육원 아이들에게 식사 제공을 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밥 한 끼 먹이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에요”
보육원 아이들 눈망울 잊을 수 없어 시작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옛말에 “콩 한쪽도 나눠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나눔의 마음’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서 샤브샤브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승오(47) 사장. 그는 이러한 나눔의 마음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봉사는 나와 먼 얘기로만 생각 했어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죠.” 그가 쑥쓰러운 듯 꺼낸 첫마디다.

김승오 사장은 지난달 그가 속해 있는 라이온스 클럽 사람들과 함께 김치 담그기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담근 김치를 좀 더 유용하게 쓰고 싶었다. 얼마 후 그가 양손에 김치를 가득히 들고 향한 곳은 인근 지역에 있는 해명보육원.

“라이온스 클럽 회원과 보육원을 방문한 날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는 순간 마음이 찡해졌어요. 돌아온 후에도 그것이 잊혀 지지 않더라고요.”

김 사장은 보육원에서 돌아와 고민에 빠졌다. ‘내가 여기서 그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맛있는 밥한 끼 먹이는 것이었다.

“제가 밥장사를 하고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이 그것 밖에 없더라고요.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어요.” 지난달 17일 85여 명의 보육원 아이들을 식당으로 초대했다.

라이온스 클럽에 개인택시를 하고 있는 회원이 23대의 택시를 대여해 아이들을 태워주는 등 도와주는 손길들도 분주한 날이었다.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서울로 왔다. 하지만 그는 뜻밖에도 전자제품 판매업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형이 전자제품 판매업을 하고 있었어요. 1년 정도 같이 하자고 제의했고 그러다가 어느새 10년 정도 그 일을 하게 됐죠. 그 후에는 남성전용 미용실도 했었어요.”

하지만 남성전용 미용실도 3년 정도 되니 점점 매출이 줄어 다른 사업을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것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이었다.

“채선당이라는 브랜드가 참 좋았어요.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고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2주에 한번 씩 직원들과 시식을 하며 평가도 하죠.”

그는 음식점을 내고서도 2년 정도 매출이 저조해 속앓이를 했다. “투자는 올인한 상태인데 매출이 안 늘어서 심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게다가 음식사업 경험이 있던 것도 아니어서 처음 시작할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먼저는 겉모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넥타이를 매고 손님들에게 항상 깔끔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어서 오십시오” 보다는 “또 오셨네요”라는 멘트로 친근감을 줬다.

식사권, 쿠폰제도 시도 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369시리즈다. 도장 3개면 야채서비스, 6개면 물만두 서비스, 9개면 고기 한 접시를 더 주고 12번째는 파전이나 1인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쿠폰제는 남성전용 미용실을 운영할 때 사용하던 방식이었다. 역시 경험만큼 좋은 것이 없나보다. 쿠폰을 안가져 온 손님에게는 도장을 찍은 스티커를 붙여주며 세심한 신경을 썼다. 쿠폰제는 주로 남성보다 여성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그의 노력 끝에 지금은 걱정할 만큼은 아니라고 한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초대해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에요. 보육원에 방문해 아이들과 좋은 시간도 보내고 싶어요.”

그는 지난달 해명보육원에서 열린 송년회 밤 행사에 초대 받아 아이들 공연을 보고 왔다. 아이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더 뿌듯함과 보람을 느껴졌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사랑하는 가족과 제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자유롭게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살고 싶어요.” 라며 자신의 소박한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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