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권력에도 ‘유통기간’이 있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 경험한 일정한 패턴들을 분석해 보면 중기 3년이 지나면서 ‘배신의 계절’이 시작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권력의 힘이 떨어지면서 무책임과 무소신, 책임회피와 직무 미루기가 성행하고, 당은 소장파가 난립하는 고비를 맞게 된다.

88년부터 시작된 대통령 직선제에 따른 5년 단임제 권력구조는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5번째에 이어지고 있다. 20년이 넘는 이 시기를 함께한 대중들은 ‘5년제 권력’의 화려한 태동과 초라한 퇴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이미 다 읽고 있다.

국민은 5년제 단임 정권에서 야기되는 ‘일정하고도 공통된 패턴’을 간파했다고 볼 수 있으며, 그에 ‘적응’까지 해내고 있다. 일종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이제는 여야 간의 숱한 대립에도 관전자에 그치지 않고 정치꾼들의 속내를 꿰뚫어 볼 정도로 성숙한 것이다.

저자는 직언한다.

“정치도 예외일 수 없다. 잘 나갈 때 주변을 살피고 몸을 낮춰야 한다. 오만에 취하고 타성에 젖은 권력은 언제나 민심의 역풍을 맞았다. 숱한 선거에서 의외의 결과들이 나오는 것도 눈과 귀를 닫고 역주행을 하다가 당한 것이었다.”

저자는 더 큰 화는 ‘변화’가 없는 데서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변화를 주저하고 임시처방으로 위기의 순간을 넘기는 데 급급하다가 더 큰 화를 입는다. 시행착오의 반복은 ‘발전이 없었다’는 반증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정치가 불신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치적 집단 이기주의’이다. 정당 중심의 정치, 파벌 정치로 다양성이 떨어지고 갈등과 충돌로 완충지대가 없는 대립의 연속이다.”

어느 정권이든지 권력의 순환 주기는 항상 발생했다. KBS 기자였던 저자는 풍부한 정치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권력을 잡았을 때 권력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주고, 이러한 권력의 변수에는 무엇이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또한 권력의 종말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기업인의 정계진출 포기는 왜 발생하는지 등도 담았다.

문재철 지음 / 글로세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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