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전말] 명성교회 부자세습 사실상 허용… ‘나쁜 선례’ 교회세습 봇물 터지나(종합)
[논란 전말] 명성교회 부자세습 사실상 허용… ‘나쁜 선례’ 교회세습 봇물 터지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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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김하나 목사 청빙 2021년 허용”

총대 74.6% 찬성 총회재판국 판결 뒤집어

예장통합, 2013년 세습방지법 통과 시켜

세습방지법 통과 당시 총대 84% 찬성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이 2년 이상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 부자(父子)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기로 했다.

예장통합 교단은 26일 경상북도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열린 제104회 정기총회 마지막 날 ‘명성교회 수습안’을 의결했다.

거수로 진행한 표결에서 총회 참석 총대(總代) 1204명 가운데 92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 1일부터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맡을 수 있게 됐다.

예장통합은 2013년 9월 총대 84%의 찬성을 얻어 목회자대물림금지법 곧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교단이다. 그러나 막상 현실로 닥친 사안에 대해 총대 74.6%가 세습에 찬성표를 던지는 상황이 발생되면서 6년 전 세습방지법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사실상 부자세습이 허용되면서 ‘나쁜 선례’로 인해 교회세습이 봇물 터지듯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명성교회 부자세습 허용 판결이 날 것이라는 것은 이번 총회 분위기에서 먼저 감지 됐다. 일부 목사들은 ‘개교회 목사 청빙을 세습이라 허위 사실 주장하지 말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특히 투표권이 있는 목사들에게서 명성교회 세습찬성 분위기가 강했다.

예장통합의 제104회 정기총회가 열린 23일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 앞은 명성교회 세습을 찬성하는 교인들과 반대하는 교인들로 시끌시끌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찬성하는 교인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3
예장통합의 제104회 정기총회가 열린 23일 경북 포항 기쁨의교회 앞은 명성교회 세습을 찬성하는 교인들과 반대하는 교인들로 시끌시끌했다. 명성교회 세습을 찬성하는 교인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3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로 시작된 논란

명성교회 부자세습 논란은 명성교회 당회가 2017년 3월 11일 김하나 목사 청빙과 새노래명성교회 합병을 전격 결의하면서 부터다.

이는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 합병한 후 담임목사직에 김하나 목사를 세우겠다는 것으로, 세습 논란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공동의회에서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논란이 커지자 총회헌법위원회가 명성교회 당회에 제동을 걸었다.

총회헌법위는 헌법 28조 6항(세습방지법) ‘은퇴한 목사의 자녀는 청빙할 수 없다’는 취지의 해석을 한 것이다. 헌법 28조 6항에는 ‘은퇴하는 담임목사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총회헌법위의 조치에도 명성교회는 교단 헌법의 허점을 노려, 세습 강행을 멈추지 않았다. 명성교회 측은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결의한 ‘교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세습방지법 관련 조항에 ‘은퇴하는’이라는 문구를 들어 “김삼환 목사가 2015년 ‘은퇴한’ 이후 2017년 3월 김하나 목사를 청빙했기 때문에 세습방지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 12월 원로로 추대된 김삼환 목사는 ‘은퇴하는’ 목사가 아니라 ‘은퇴한’ 목사이고, 교회 당회가 교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절차를 밟아 김하나 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청빙했다는 논리를 폈다. 9월 총회헌법위원회가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교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개정해야 한다’는 해석을 내리자, 명성교회 측과 반대파의 공방이 더욱 거세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가 제98회 정기총회 마지막 날인 12일 ‘교회 담임목사직 승계’를 금지하기로 결의했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에 이어 두 번째로 교회세습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천지일보 2013.09.12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가 제98회 정기총회 마지막 날인 12일 ‘교회 담임목사직 승계’를 금지하기로 결의했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에 이어 두 번째로 교회세습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천지일보 2013.09.12

2017년 11월 서울동남노회비대위가 예장통합 사법기관인 총회재판국에 선거무효소송 소장을 접수했다. 엎치락뒤치락 판결이 이어졌다. 2019년 8월 총회재판국은 교단헌법을 근거로 부자세습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명성교회 측은 총회재판국 판결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총회 결정은 교단 헌법인 ‘세습방지법’을 스스로 짓밟고 세습을 허용한 ‘나쁜 선례’가 됐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그간 교회세습을 원하면서도 눈치를 보던 목회자들이 이를 빌미로 너도나도 교회세습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은 2013년 9월 98회 총회에서 총대 84%의 찬성으로 교회세습방지법을 통과했다. 앞서 2012년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교단 최초로 세습방지법을 만든 뒤였다. 총회 당일 설왕설래 끝에 세습방지법은 거수투표에 부쳐졌다. 재적인원 1033명 중 870명(84%)이 찬성했고 82명이 반대했다. 2014년 99회 총회에선 세습방지법(헌법 제28조 6항)이 헌법에 명문화했다.

세습방지법 결의 6년여만에 교단 헌법을 뒤집고 ‘명성교회 부자세습 사실상 허용’이라는 최종 결론에 이르면서 6년 전 결의한 예장통합 세습방지법은 면피용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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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섭 2019-09-26 18:25:46
그 나물에 그 밥들...찬성표 던져야 지들도 세습할 것 아니겠냐...보기도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