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한미 정상의 실무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북미 3차 정상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관계의 ‘전환(transform)’을 예고하면서 양국간의 입장차로 비핵화 협상이 멈춰선 상황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예상할 수도 있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조만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리리라 기대한다”고 말해 이번 실무협상이 3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임을 명확히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밝히면서도 열릴지에 대해선 “일단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지금 사람들은 그것(3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대선 이전에 3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고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북한과의 협상 종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좋은 점이 없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전망했다.

또한 “외교가 지속되고 북한의 도발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한 내년 미국 대선 이전에 한 번 더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긴은 지난달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과잉반응하지 말자는 국무부의 손을 들어줬다며 자칫 북한에 놀아날 수 있고 중국, 러시아, 한국 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가을 북미 실무협상에서 돌파구를 찾고 연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이득을 취하고 동아시아에서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2월 말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북미 간 비밀리에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음이 알려지면서 지금 북한은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출처: 뉴시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보고 싶다.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없다 해도 그것도 괜찮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그러나 오랫동안, 오랫동안 어떠한 핵실험도 없었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문재인 대통령도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아마도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세계사적 대전환, 업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은 상응조치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하기 위해선 북한이 비핵화에서 어느 정도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미국이 원하는 최종단계를 포함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와 모든 핵시설의 동결 등에는 북한이 호응하기를 미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고CNN은 전했다.

미국은 이번에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관계의 변환(Transform·트랜스폼)을 강조했다.

BBC는 25일(현지시간)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였던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관계 변화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의 적극적인 태도는 북미 대화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통해 성공적인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회담을 위한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체제안전보장이라는 측면을 미국이 어떻게 접근하고 어느 정도의 무게로 압박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구할 수 있을지 트럼프는 고민하고 있다.

지난 하노이에서 미국 협상 대표들은 아무런 대가없는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했다. 사실 미국이 제안한 대가란 “최대 압력”이라는 이름의 제재였다. 협상에서 북한이 얻을 것은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면 받을 불특정 경제적 혜택뿐이었다.

지난 2차 회담때 미국의 요구는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과 미사일 시설, 화학무기와 생화학무기의 해체를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의 과도한 협상으로 미국의 안은 애당초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었다.

한반도의 가을이 장밋빛 평화적 안착으로 연계될 수 있는 3차북미정상회담의 실질적 움직임이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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