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고가 보행로인 ‘서울로 7017’의 조명이 켜져있다. 서울로7017은 서울역 고가가 개통한 해인 1970년의 ‘70’과 보행길로 재창조되는 2017년의 ‘17’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계수나무를 비롯해 총 228종과 2만4085주의 꽃·나무 등이 심어진 도심 속 정원이다. ⓒ천지일보DB
국내 첫 고가 보행로인 ‘서울로 7017’의 조명이 켜져있다. 서울로7017은 서울역 고가가 개통한 해인 1970년의 ‘70’과 보행길로 재창조되는 2017년의 ‘17’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계수나무를 비롯해 총 228종과 2만4085주의 꽃·나무 등이 심어진 도심 속 정원이다. ⓒ천지일보DB

올해 1~8월 내·외국인 방문객 517만명

전년 동기간 434만명 대비 19% 증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도시재생의 대표 브랜드인 ‘서울로 7017’이 개장 후 약 2년 4개월만인 지난 24일, 2000만번째 방문객을 맞았다고 서울시가 25일 밝혔다.

이는 서울로 7017 개장 1년만인 2018년 5월 1000만 방문객을 돌파한 후 1년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로 7017에는 올해 1~8월 약 517만 명이 방문해, 전년 동기간 434만 명 대비 19% 가량 방문객이 증가했다.

서울로 7017 개장 초기에는 식물의 생존율 관리에 중점을 뒀다. 고가도로 위의 인공정원 특성상, 겨울철 한파와 여름철 무더위에 취약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매뉴얼에 기반한 식물종별 맞춤형 식생관리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개장 후 두 번의 겨울과 세 번의 여름을 지나면서 서울로 식물들은 완전히 자생력을 갖췄고, 여느 식물원과 견줘도 손색없는 풍성한 수목과 생물다양성을 선보이게 됐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로 7017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결과, 현재 총 287종 13924그루의 나무, 95391본의 꽃과 덩굴식물들이 생육하고 있으며, 남산과 주변 녹지들까지 광범위한 녹지축을 형성해 곤충과 조류들이 살 수 있는 생태적 기반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충현 동국대학교 교수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서울로 7017에 많은 식물이 이입됐다는 것은 인공지반이지만 도시녹지로서 생물다양성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도시생물 다양성 보전활동의 새로운 교육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로 7017이 서울역고가도로였던 시기에는 단순히 퇴계로와 만리재로, 청파로를 최단거리로 빠르게 연결하는 차도로써, 지역간 연결이나 주변 상권에 대한 기여는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서울로 7017 조성 후에야 주변 지역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됐고, 보행인구 증가의 결과로 주변 상권까지 살아났다.

서울로 7017이 지역재생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가장 두드러지는 상권의 변화는 만리동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젊은 감각의 카페나 식당들이 다수 문을 열었고, 새로운 고층빌딩이 들어서는 등 서울로 7017 방문객 증가가 인근 지역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서울로 7017과 주변 건물의 추가적인 연결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특히 1단계 연결빌딩인 호텔마누, 대우재단빌딩의 상권 활성화 효과를 직접 확인한 인근 건물주들의 연결 문의가 증가하고, 메트로빌딩의 경우 연결공사가 이미 착공돼 진행중이다.

또한 서울로와 연결되는 ‘7개 연결길’ 재생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도시재생의 온기가 지역 곳곳 깊숙한 곳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연결길 재생이 가시화될 경우 서울로와 서계동, 중림동, 회현동, 후암동, 서소문동 등 주변지역을 연결, 도시재생의 파급력과 지역경제 활력을 주변지역까지 실어 나르고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주민들도 서울로 7017이 생활의 일부가 돼 느끼게 되는 일련의 변화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용산구 서계동에 거주하는 강미영씨는 “서울로 7017의 건설로 길 건너편을 가기 위해 돌아가던 불편함이 해결됐을 때의 감격을 지금도 기억한다”며 “서울로 7017의 수목들을 지켜보고 산책하는 것이 생활의 활력소가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식물과 띠조명이 도심의 스카이라인과 함께 인상적인 뷰를 보여주는 서울로 7017은 ‘걷는 도시’와 ‘재생도시’의 상징물로서,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도 각광받는 등 앞으로 더욱 존재감을 키워갈 전망이다.

최윤종 푸른도시국장은 서울로 2000만 방문객 돌파에 대해 “서울로 7017은 날로 풍성해지는 수목과 더불어 주변지역에 대한 확장성, 사람과 사람의 연결 등 다방면에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자연성과 생명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서울로 추가 연결과 확장을 통해 서울로의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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