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원자재값 상승 영향
전년동월대비로는 두달째 하락
여름 성수기로 서비스물가↑
폭염에 시금치·피망·상추 급등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달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금값도 오르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석 달 만에 반등했다. 다만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농산물 값이 급등했던 작년 보다는 물가가 떨어졌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3.73(2015=100)으로 전월대비 0.2% 상승하면서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통상 소비자물가를 한 두 달 선행한다. 이번 결과는 서비스 물가 등을 동행하는 등 최근 들어 선행 정도는 약해졌다는 평가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0.6% 떨어졌는데,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째 마이너스 물가를 나타냈다.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로는 8.7% 하락했고, 공산품 물가도 1.6% 내려갔다. 서비스 물가는 1.2%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1% 올랐지만, 전년 동월대비로는 0.2% 하락했다. 국내 출하되는 상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수입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9% 상승하면서 지난 5월 이후 석 달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국내 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을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도 0.6% 상승했다.
지난달 전월대비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린 건 농림수산품(3.3%)이었다. 폭염의 영향을 받아 시금치(133.9%), 피망(144.1%), 상추(92.7%) 등의 출하량이 줄면서 농산물 가격이 전월대비 6.9% 올라간 영향이다. 작년보단 폭염이 완화된 덕분에 급등세는 덜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1.7% 감소했다. 축산물은 돼지고기(1.7%), 소고기(1.7%) 등을 중심으로 0.7% 올라갔다. 반면 수산물은 2.1%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휘발유(-2.3%), 경유(-0.3%) 등 석탄 및 석유제품은 0.7%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 등으로 금괴(9.6%) 등 제1차 금속제품 가격은 0.4% 올랐다. 모니터용LCD(2.7%)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도 0.4% 상승했다. 전체 공산품 물가는 전월대비 0.1% 올라갔다. D램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48.1% 내려갔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서비스 물가는 0.1% 올라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휴양콘도가 14.8% 뛰었고, 호텔 3.3%, 한식 0.1%씩 올랐다. 국제항공여객(3.2%)과 국내항공여객(9.3%) 등 운송서비스 물가도 0.3%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은 위탁매매수수료(-6.2%) 등을 중심으로 1.0% 떨어져 전월에 이어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에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농산물값이 크게 올랐지만 올해는 폭염이 완화되면서 덜 급등했다”면서 “성수기 효과로 서비스 물가가 다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