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마켓컬리 사옥에서 열린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 간담회에 앞서 김슬아 대표가 새로운 종이 포장재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4
2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마켓컬리 사옥에서 열린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 간담회에 앞서 김슬아 대표가 새로운 종이 포장재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4

25일부터 ‘올페이퍼챌린지’ 시행

“‘환경오염 주범’ 오명 벗겠다”

냉동·냉장 모두 종이로 포장해

새벽배송 우선, 택배 추후확대

박스 회수해 초등학교 숲 조성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환경에 피해를 주며 성장하는 회사는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프로젝트는 마켓컬리의 영속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수익에도 해가 되지 않는 구조 만들겠다.” 새벽배송의 원조격으로 불리며 폭풍성장을 한 마켓컬리가 이제는 ‘환경문제’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기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에 나선다.

2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마켓컬리 사옥에서 열린 ‘사람에게도 환경에도 더 이롭게!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 기자간담회’에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올페이퍼챌린지’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올페이퍼챌린지는 회사의 모든 포장재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마켓컬리는 우선 25일 주문 분부터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박스로 변경한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변경 도입한다. 택배 배송지역은 더 완벽한 준비를 거쳐 포장재 전환을 추진하고 2021년까지는 모든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마켓컬리는 기존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루 물동량 기준 샛별배송의 비중은 약 80%에 달해 단계별 도입에도 가시적인 감축 효과는 적잖을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새벽배송 업체들이 선택하고 있는 ‘재사용 포장백’ 대신 마켓컬리가 선택한 것은 ‘종이’다. 김 대표는 “재사용 포장백도 선택지에 있어서 고객 테스트를 했지만 ‘위생’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며 “때문에 수만번의 실험과 고객 대상 시범운영 등을 통해 종이가 품질면에서 가장 적합했고 위생, 친환경 측면에서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의 종이 포장재들은 자사의 배송 포장재 관리 기준인 냉해와 해동률 0.015% 이하, 상품 파손율 0.4%, 워터팩 파손율 0.03% 이하 기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에코백이나 재사용백은 비닐봉지보다 131번 더 사용해야 환경보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영국 환경청의 연구결과도 종이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줬다. 또 우리나라가 종이 재활용률이 90% 육박해 세계 1위 수준이라는 점과 분해에 5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4일 마켓컬리가 서울 강남구 소재 본사에서 ‘사람에게도 환경에도 더 이롭게!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소개했다. 새롭게 선보인 마켓컬리 배송박스.  ⓒ천지일보 2019.9.24
24일 마켓컬리가 서울 강남구 소재 본사에서 ‘사람에게도 환경에도 더 이롭게!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소개했다. 새롭게 선보인 마켓컬리 배송박스. ⓒ천지일보 2019.9.24

특히 종이사용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벌목을 방지하기 위해 컬리의 종이포장재의 FSC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곽경선 패키징 매니저는 “산림경영 인증시스템인 FSC인증을 진행 중”이라며 “이는 나무 하나를 사용하면 하나를 심는 것과 같다는 의미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 때문에 컬리박스를 만드느라 추가 벌목은 하지 않는다”며 “종이박스를 회수해 초등학교 교실에 나무를 심는 숲조성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나무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마켓컬리가 사용하는 종이 포장재는 내부 패키징팀에서 2016년부터 연구하고 실험을 거쳐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친환경 보냉박스다. 3번째 버전인 보냉박스는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제작되며 2중 골판지를 사용한 공기층 구조를 활용해 보냉력을 높였다. 또 재활용에 적합한 특수코팅으로 습기에 강해 장시간 견고한 형태를 유지한다. 새롭게 도입되는 냉동 보냉 박스도 모든 조건에서 12시간 이상 영하 18도를 유지해 상품의 품질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자체적으로 103회의 테스트와 1550여회에 달하는 모니터링을 거쳐 탄생됐다.

사용 후 폐기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도 고민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이 사용한 컬리 배송박스를 문 앞에 두면 컬리는 다음 배송시 이를 회수해 폐지 재활용업체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을 ‘트리플래닛’에 전달해 국내 초등학교 교실숲을 조성하는 활동에 투자한다. 이를 위해 트리플래닛과 손을 잡기도 했다. 마켓컬리의 배송물량을 고려하면 하루 2학급, 한달에 초등학교 1개에 교실 숲이 조성되는 규모다.

한편 마켓컬리는 대규모 적자에 대한 우려에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현재 적자는 기업의 초기투자로 발생하는 적자이고, 고정비를 제외하고 이익을 낸 건 2년이 족히 넘었다”며 “투자가 끝나고 규모가 커지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매출성장률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겠지만 내년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 많은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남양주와 죽전에 배송 물류센터도 추가했다. 내년에는 서울 서부권에 물류센터를 추가하고 배송지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폐기율·품절률 증가에 대한 지적에 대해선 “‘당일생산, 당일출고’ 비중이 15%에 육박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계속해 줄이겠다”고 말했다.

종이 박스와 종이 완충재 등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를 통해 탄생한 마켓컬리의 새로운 종이 포장재. (제공: 마켓컬리)
종이 박스와 종이 완충재 등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를 통해 탄생한 마켓컬리의 새로운 종이 포장재. (제공: 마켓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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