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교수직 박탈 강력촉구
연구실 출입문, 규탄 메모지 도배
류 교수, 입장문 통한 해명 시도
“‘명예훼손’도 고려하겠다 강조”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과 동일시하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여파로 대학 측은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를 중단시켰으나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3일 연세대는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한 윤리인권위원회의 공식 조사를 19일 개시했다”며 “교무처는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 중단 조치를 우선 단행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는 지난 19일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절차에 따라 윤리인권위는 교무처에 조사 활동 개시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교무처는 먼저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 중단 조처를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총학)는 류 교수의 발언에 대한 강력규탄 입장을 내고 대응을 모색한다고 발표했다. 연세대 총학은 페이스북에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수업 중 있었던 발언들을 강하게 규탄하며,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학은 사회학과 학생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내 곳곳에는 류 교수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또한 류 교수의 연구실 출입문과 벽은 ‘왜곡된 역사를 조장하는 수업 거부한다’ 등 규탄 메모지로 도배됐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대책위)는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류 교수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학생들과 일제강점기 관련 강의 내용을 논의하던 중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매춘부와 과거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인가’라는 학생 질문에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또한 류 교수는 “매춘은 오래된 산업이며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라며 “위안부는 일본 민간이 주도해 일본 정부가 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매춘’ 발언에 항의하는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하기까지 해 학생들에 빈축을 샀다.
류 교수의 ‘매춘부’ 발언으로 인해 각계에서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학생 앞에서 교수라는 직책을 이용해 허위사실을 가르치고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류 교수는 23일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매춘이 식민지 시대는 물론 오늘날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학생들이 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볼래요?’라는 취지에서 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반일 종족주의’ 저서를 학생들이 깊이 있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며, 강의실에서의 발언을 맥락 없이 비튼다면 ‘명예훼손’ 문제까지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류 교수의 해명에도 위안부 매춘 발언 파문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들은 연세대 총장에게 류 교수의 교수직 박탈을 강력히 촉구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은 “류 교수를 모든 수업에서 즉각 배제하고 교수직을 박탈하는 징계 조처를 해달라”고 연세대 총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20대 국회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총 24명이다. 이번 서한 작성은 1984년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을 지낸 송 의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 정의당 김종대 의원, 민주당 변재일·우원식·윤후덕·이규희·우상호·유동수·조정식·송옥주·안호영·박범계 의원,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 총 14명이다.
한편 자유한국당 의원 7명은 모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송 의원은 “직접 통화해 참여를 촉구했으나 학교의 공식 조사를 시작했으니 기다려봐야 한다는 이유로 연서명을 부담스러워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