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3시 40분경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남북한 분단 66년 만에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미 3자 회동을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 2019.6.30
30일 오후 3시 40분경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남북한 분단 66년 만에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미 3자 회동을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 2019.6.30

유엔총회·한미회담 위해 美방문 文대통령 수행

강경화 “美, ‘포괄적 합의 후 로드맵’ 조건 원해”

北, ‘단계적 비핵화’와 ‘포괄적 안전보장’ 요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협상의 성패를 결정할 핵심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의 안전보장과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서도 열린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강 장관은 제74차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처럼 말했다. 강 장관은 “회담 결과는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남북미가 “비핵화에 목표에 대한 정의도 같다”며 “북미 실무협상에서 어떻게 로드맵을 만드느냐가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며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비판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거론하며 대북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김명길 북한 실무협상 수석대표도 “협상 결과에 대해 낙관한다”고 하는 등 북미 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도 강 장관의 말을 뒷받침해준다.

뉴욕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한국시간 24일 오전)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과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북 메시지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대북 메시지를 바탕으로 북미 실무협상이 이달 말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협상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수석대표가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실무협상에서 ‘단계적 비핵화’와 ‘포괄적 안전보장’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김명길 수석대표는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제도 안전과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제거될 때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도안전은 군사, 외교, 경제적 위협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체제보장, 대북제재 해제, 북미 수교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측은 지난 북미 2차 정상회담 때부터 ‘포괄적 합의 이후 단계적 이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의 정의와 최종단계에 합의하고 로드맵을 작성한 후 동결과 신고, 폐기 등의 절차를 거쳐서 비핵화 완성 단계로 순차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는 비건 대표는 ‘유연한 접근법’을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새로운 방법’을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접점에 다가오면 그에 따른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장관도 같은 맥락에서 “안전보장의 문제, 제재해제의 문제에 대해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로 향하는 큰 그림에 합의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를 이끌어내느냐는 말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이 그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어떻게 이끄느냐가 관건이다. 북한은 ‘단계적 합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느냐 못 하느냐도 변수인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유화정책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을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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