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924년, 가부장제 중심의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난 이이효재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에서 소외되고 남편과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꿈을 희생하는 여성들을 보며 언젠가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결심했다.

이 책은 그 뒤 80년에 걸쳐 한 사람의 여성학자로서, 또 여성운동가로서 온몸으로 세상에 부딪혔던 이이효재의 삶을 기록한 역사서다.

이이효재가 우리나라 여성 인권사에 미친 영향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하다. 흩어져 있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한국여성민우회를 창립하고 이화대학 안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학과를 설립했으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설립해 인본군 성 노예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부각시켰다. 부모 성 함께쓰기 운동을 벌여 호주제가 폐지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만약 이이효재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 수준은 여전히 근대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한민국에서는 여성 차별과 가부장적 사고방식, 성 역할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만연해 있다. 이 책에 담긴 이이효재의 그 먼 길을 나아가는데 있어 정신적 버팀목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다.

박정희 지음 / 다산초당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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