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2시 39분경 화재가 발생해 오전 1시30분 진화됐다. 하지만 오전 6시경 잔불을 정리하던 중 다시 발화가 시작돼 상인들이 모두 철수했다. ⓒ천지일보 2019.9.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2시 39분경 화재가 발생해 오전 1시30분 진화됐다. 하지만 오전 6시경 잔불을 정리하던 중 다시 발화가 시작돼 상인들이 모두 철수했다. ⓒ천지일보 2019.9.22

‘훈소’ 현상으로 완진 오래 걸려

“옷에 연기 냄새 계속 배겨있어”

“3층 전부 전소돼, 처참한 현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연기가 너무 심해서 이대로는 장사가 불가능해요. 언제 다시 복구할 수 있을지 참 암담하기만 합니다….”

22일 본지가 찾은 서울 중구 제일평화시장은 상가건물 내부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 입구는 폴리스라인으로 전부 막혀있었다. 경찰·소방청 관계자 외에는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다.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건물 내부로 들어가 유리창을 깨는 등 화재 진압을 계속 시도했다.

길어지는 화재 진압으로 인해 일부 상인들은 건물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항의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동대구 상가 상인들이 모여서 화재 대처를 위한 긴급회의를 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인근 주민들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녔다. 화재로 인해 나온 연기와 가스 냄새는 목과 코가 따가울 정도로 심각했다.

십여대가 넘은 소방차가 평화시장 일대를 둘러싸고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아직 남아 있는 불씨를 진화하고자 상가건물 내부를 뛰어다녔다.

화재현장 건너편에는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화재가 장시간 진압되지 않자 발만 동동 굴러댔다. 그중 한 상인은 화재현장에서 나는 연기를 보고 “연기가 너무 많이 나네”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2시 39분경 화재가 발생해 오전 1시30분 진화됐다. 하지만 오전 6시경 잔불을 정리하던 중 다시 발화가 시작돼 상인들이 모두 철수했다. ⓒ천지일보 2019.9.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2시 39분경 화재가 발생해 오전 1시30분 진화됐다. 하지만 오전 6시경 잔불을 정리하던 중 다시 발화가 시작돼 상인들이 모두 철수했다. ⓒ천지일보 2019.9.22

한민성(가명, 45, 남, 시장상인)씨는 “서울시가 지금 안전진단이 끝나야지만 상가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며 “안전진단을 끝내려면 2~3일은 걸린다고 하는데 들어가서 가게가 무사한지 확인도 제대로 못 하는 내 심정은 얼마나 답답하겠냐”고 토로했다.

동대문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오늘 화재가 난 상가에 5분간 잠시 들어갔다 나왔는데 옷에 밴 연기 냄새가 하루 종일 빠지지 않는다”며 “3층은 천장까지 전부 다 타버렸다. 정말 처참한 현실”이라고 씁쓸해하며 말했다.

3층이 전부 전소됐다는 소식을 접한 일부 상인은 망연자실해하며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이어나가야 할지 막막해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보상 관련해서 얘기가 나온 게 전혀 없다”며 “마음을 침착하게 먹을려 해도 그럴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화약통이나 다름없다. 언제 다시 불이 날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진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호(가명, 남)씨는 “지금 시장 상인들이 화재 때문에 마음이 많이 동요되고 있다”며 “나 역시 지금 건물 안에 상황이 어떻게 돼 가는지 잘 모른다. 그저 일이 잘 해결되길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동대문 상가에서 신발을 팔고 있다는 한 50대 상인은 “불이 진압됐다고 하더라도 안에 연기가 가득찼고, 냄새도 엄청 심하다”며 “이대로는 장사를 다시 할 수 없다. 언제 다시 복구할 수 있을지 참 암담하다”고 푸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2

앞서 이날 0시 38분께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 건물에서 불이 나 16시간여 만에 진압됐다. 하지만 잔불이 남아 연기는 계속됐고, 16시간이나 완진이 되지 않아 시장상인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제일평화시장은 지상 7층, 지하 1층 건물로 점포 816개가 입점해 있다. 불이 난 3층에는 200여곳의 좌판식 점포가 있다.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동대문 일대는 물론 바람을 타고 용산 남영동 등 서울 도심 곳곳으로 퍼졌다.

3층에서 타일 공사를 하던 작업자 2명은 긴급 대피했고, 6층 화장실에 있던 상인 2명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서울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3층은 창문이 없는 ‘무창층’으로 열과 연기가 빠져나갈 통로가 없었다. 옷가지 속에 숨은 작은 불씨들이 공기가 유입되면서 발화하는 ‘훈소’ 현상이 반복됐고, 화재 진압엔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중부소방서는 “불은 오후 5시께 완전히 소멸됐지만 소방관들이 안에 쌓인 섬유를 하나하나 들추면서 최종적으로 확인 중이라 상황 종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당동 제일평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2시 39분경 화재가 발생해 오전 1시30분 진화됐다. 하지만 오전 6시경 잔불을 정리하던 중 다시 발화가 시작돼 상인들이 모두 철수했다. ⓒ천지일보 2019.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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