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9

교섭단체 3당→2당 체제 될까

양당 체제, 개별 이슈 등 묻혀

전문가, 정계개편? “영향 미미”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최근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켰던 당 최고위원인 하태경 의원에게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하면서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 연합군인 비당권파 간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지난 18일 당 윤리위가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3시간의 격론을 벌인 끝에 하 의원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맞서 비당권파 의원들은 ‘반대파 제거’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윤리위에 제소됐다. 윤리위의 결정으로, 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직무가 정지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징계 결정을 두고 양측이 극한으로 치닫는 배경에는 손 대표가 당내 의사 결정권을 쥐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5(비당권파) 대 4(당권파)인 상황에서 당 최고위 계파 구성이 4대4로 꾸려지게 되면 당헌당규 상 당 대표가 결정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양측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사실상 분당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향후 정치권에도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분당사태가 현실이 될 경우, 현재 교섭단체 3당 체제에서 2당 체제로 변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0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바른미래당 전체 의석수는 28명이나 당원권 정지나 당 활동을 하지 않는 의원 4인을 빼면 재적 의원 수는 24명이다. 현재 분포대로라면 당권파(9석)·비당권파(15석) 모두 교섭단체 확보를 위한 최소 의석(20석) 기준에 미달한다.

교섭단체는 국회에서 일정한 정당에 속하는 의원의 의사를 종합하고 통일해 사전에 상호 교섭함으로써 국회의 원활한 의사진행을 도모하기 위한 의원단체를 말한다. 소속의원 20명 이상의 정당을 단위로 하여 교섭단체를 구성함이 원칙이나, 정당단위가 아니더라도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아니한 20명 이상의 의원으로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20대국회 임기가 불과 7개월여 남았지만, 국회 교섭단체가 당장 2당 체제로 개편되면 정국 주도권 변화 등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선거제 개편 등 패스트트랙 법안이 여야 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경우 캐스팅 보트를 쥔 제3당의 입장이 배제되면서 개별 이슈 등 사안이 묻히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 등을 놓고는 현재 범여권에선 한국당의 반대에도 강행 처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과 한국당 양자 간 교섭단체 협상 구조에서 한쪽의 반대에도 강행처리에 나선다면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교섭단체 구조 변화가 야권발 정계개편에 일정부분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하태경 의원 징계로 당권파 비당권파 간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분당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비당권파) 호남계가 탈당할 가능성은 적지만, 유승민계 등과 (호남계) 일부가 탈당한다 하더라도 손 대표 등 당권파는 교섭단체 구성문제와 관련해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정치연대와의 협상에 속도를 내면서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교섭단체 변화가 일정부분 정계개편에 영향을 줄 순 있지만, 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당권파, 특히 유승민계와 관련해서도 “선거제 개편안의 본회의 처리 여부에 따라 독자생존과 한국당과의 보수통합 두 갈래길이 놓여 있지만 이도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당이 두 팔 벌려 환영해주지 않는 이상 손 대표와 내년 총선까지는 함께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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