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 전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9.6.30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 전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9.6.30

뉴욕 유엔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

트럼프, 北에 ‘새로운 방법’ 언급

文, 북미협상 앞두고 방법론 제시

北, 체제보장 등 ‘새 계산법’ 요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달 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앞두고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만나는 한미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새로운 방법이 좋을지도”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 ‘새로운 방법론(a new method)’을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은 더 주목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정책이 실패할 것이라는 존 볼턴 전 보좌관의 비난을 반박하는 중에 볼턴의 ‘리비아 모델(선 핵폐기 후 보상)’ 언급에 대해 북미 간 대화 국면에 큰 차질을 초래했다며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북미 대화가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것만 같은 평행선을 긋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북한을 향해 대화 의지를 나타낸 메시지로 풀이되면서 한미정상회담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방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안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북미 협상의 총괄을 맡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말한 ‘창의적 해법’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북미 모두 ‘창의적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했다(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했다(출처: 뉴시스)

◆다시 운전대 잡는 文대통령

청와대는 지난 19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지난 6월 서울 회담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이번이 9번째다.

문 대통령은 오는 22일 유엔총회 참석차 3박 5일 일정으로 뉴욕으로 향한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며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지난 19일 밝혔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주목되는 것은 올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7개월 가까이 교착상태를 보이는 북미협상이 이달에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 10차례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발사체 도발을 벌이고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 등 새 무기 체계를 선보이며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한미를 압박해 왔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자리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지속 강화하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통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으로 인한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고 동맹을 강조하며, 한편으로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기자회견 모습 (출처: 조선중앙TV 캡처) ⓒ천지일보DB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기자회견 모습 (출처: 조선중앙TV 캡처) ⓒ천지일보DB

◆북미실무회담 논의… 北, 체제·안전 보장 요구

앞서 지난 9월 9일 밤 11시 30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월 하순쯤 북미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하면서 북미 실무대화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을 향해 ‘새로운 계산법’을 주문하면서 ‘체제·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이번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문 대통령에 앞서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9월 9일에 최선희 부상이 대화에 복귀한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북미 실무회담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최근 제재해제보다는 안전보장, 체제보장 쪽으로 방점이 옮겨갔다. 미국 측과 이러한 부분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카운터파트이자 북미 실무회담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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