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열린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평화주간 개회식에서 김민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대표로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자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경희대학교)
지난 17일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열린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평화주간 개회식에서 김민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대표로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자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경희대학교)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자들이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희대는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미래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현재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강의하는 교수자 131명이 동참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국내 대학의 입장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명서 발표는 지난 17일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후마니타스 세계평화주간’ 선포식과 함께 진행됐다. 후마니타스 세계평화주간은 경희대가 1982년 이래 매년 9월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해 개최하는 Peacce BAR Festival(PBF 2019, 9월 16~19일)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성명서는 “기후 위기가 더는 증명이나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존립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교수자들은 “한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OECD 국가 중 1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7위로 지구 온난화의 주범에 속한다”며 지적했다.

이어 “호주, 영국, 프랑스 등 국가 차원은 물론 유럽과 북미의 지방정부들이 잇달아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적극적으로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성명서는 미래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성찰과 책무를 강조했다. 기성세대의 무책임한 삶의 방식, 즉 성장과 팽창 패러다임이 미래세대의 미래를 약탈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미래세대의 기후행동과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수자들은 “급격하게 진행되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고등교육의 공적 가치를 구현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며 “성장에서 지속으로, 경쟁에서 상생으로, 소유에서 나눔으로, 개인에서 공동체로 일대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자들은 2019년이 문명사적 ‘전환의 원년’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영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은 “기후위기는 이제 인류 전체가 마주친 대재앙의 전조”라며 “시간이 많지 않다. 이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자의 뜻을 모아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절박성을 알리고 조속한 대응을 촉구하고자 했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학장은 “앞으로 후마니타스칼리지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기후 문제에 대해 폭넓게 공부하고 나아가 실제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국내 최초로 세계시민교육 교과와 독립연구 프로그램을 개설한 만큼 학생들이 지구적 차원에서 사유하고 실천하는 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명서는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평화주간 및 PBF 2019의 일환으로 마련됐고, PBF 2019는 ‘기후재앙과 진실의 정치 - 미래세대에 미래는 있는가’를 대주제로 16일부터 19일까지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피터 와담스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이안 던롭 로마클럽 회원 등 세계적인 석학을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경희대 미원석좌교수 겸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 등 국내외 관련 인사와 학자, 실천가, 미래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기후재앙을 극복할 실천 지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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