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국가의 고용증진 의무와 적정임금의 보장
[인권칼럼] 국가의 고용증진 의무와 적정임금의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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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현행 헌법 제32조 제1항 제1문은 국민의 근로의 근로권, 또는 노동권을 규정하면서 제2문에서는 국가에게 사회적·경제법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즉 국가의 고용증진의무를 규정해 고용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국민에게 주어진 근로의 권리에 대응하여 국가에게 부여한 객관적 의무로 고용증진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이 근로권의 보장을 위하여 국가에게 부여하고 있는 고용증진의무는 보다 높은 고용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헌법이 보다 높은 고용을 국가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유권의 영역에서 보장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국민이 직업을 선택할 자유나 직업을 수행할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근로할 직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고용증진의무는 국가가 단순히 국민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는 소극적인 의무를 의미하지 않는다. 국가는 고용증진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 이를 위하여 국가경제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 이는 국가가 상대적 완전고용이라는 국민경제적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국가의 고용증진의무는 현실에서 완전고용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의무이기 때문에 완전고용을 위한 특정 경제정책이나 노동정책을 요구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는 도출되지 않는다.

헌법 제32조 제1항 제2문은 국가에게 고용증진의무만 부과하는 것만이 아니라 적정임금보장에 노력해야 할 것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 최저임금제의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헌법이 언급하고 있는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근로자를 위해 최소한의 생계보호를 목적으로 임금의 최저한도를 확정해 사용자에게 이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률에 의해 강제하는 제도이다.

헌법은 근로권의 규정에서 적정임금의 보장과 최저임금제의 시행을 국가의 의무로 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은 적정임금의 보장에 있어서는 국가에게 이의 보장을 위한 노력의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규정으로부터 국가의 실현의무를 도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헌법은 적정임금의 보장노력을 통하여 최저임금제가 시행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국가에게 주어진 적정임금의 보장을 위한 노력의무는 최저임금제의 시행을 위한 의무와 밀접하게 연계돼 하나의 통일적인 의무로써 근로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의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은 헌법 제33조에서 근로3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의 적정임금의 노력의무와 관련해 노사 간의 집단적 자치에 의하여 임금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헌법은 이를 통해 적정임금의 기준이나 수준을 국가가 강제할 수 없고 자치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입법자는 근로에 대한 정당한 가격을 파악해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자와 사용자가 자치적으로 협상한 결과에 따라 적정한 임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근로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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