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무부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임명했다. (출처: 뉴시스)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무부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임명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18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특사는 외교·안보 분야 중에서도 해외 인질 문제를 많이 다뤄온 협상 전문가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그는 국제 중재 전문가로도 알려졌다.

그는 ‘힘을 통한 평화’를 주장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비슷한 견해를 지녔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유약하다고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같이 외교 정책에 대해 전임자 못지않은 매파(강경파)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북한과 이란 등의 문제를 놓고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로이터와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국무부 소속으로 특사 임무와 함께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해외 인질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이끌어왔다.

그는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5년 존 볼턴 당시 유엔대사와 함께 유엔총회에서 미국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아프가니스탄 사법개혁을 위한 미 국무부의 민관 파트너십 공동의장도 역임했다.

그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적이 있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AP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2016년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관한 글을 모은 ‘미국이 잠자는 동안(While America Slept)’에서 오바마 정부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 중국과 같은 주요 강대국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오바마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유화(appeasement)와 후퇴(retreat)’라면서 “오바마의 외교 정책 하에서 세계가 더 위험해졌다”고 혹평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차분한 성품은 ‘파이터’인 볼턴 전 보좌관과 정반대지만, 외교·안보 현안들에서는 그에 못지않게 강경한 입장을 가진 인물이라는 외신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엘리 레이크는 ‘볼턴의 후임자도 마찬가지로 매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는 이란, 아프가니스탄, 북한에 관해 볼턴과 이견을 보였는데, 그의 새 국가안보보좌관도 그 모든 현안에 대해 전통적인 공화당 매파 성향을 보인 오랜 역사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트럼프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은 단지 스타일에서만 볼턴에 반대되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앤드루 엑섬 전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는 폴리티코에 “그는 유엔에서 볼턴을 위해 일했고, 아마 볼턴만큼 매파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틀림없이 (성격 면에서) 투사형은 아니다”고 평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을 잘 아는 또 다른 소식통은 “이란 문제에 대해 그는 볼턴과 같은 부류”라면서 “매파적이긴 하지만 팀 플레이어”라며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요구에 순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20대 때 천주교에서 모르몬교로 개종한 오브라이언은 이번 임명으로 미 정부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모르몬교 교인이 됐다고 WP는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인 오브라이언은 UC 버클리를 졸업한 후 LA에 로펌을 차려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공화당 내에서 여러 정치인과 함께 일하며 활동 폭을 넓혀온 오브라이언은 현 정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일했고 폼페이오 역시 그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캘리포니아주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취재진을 만나 “우리는 힘을 통한 또 다른 1년 반의 평화를 고대한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엄청난 외교정책의 성공을 거둬왔다. 나는 그것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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