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부터 3명 잇따라‥일각에선 `권력암투설'도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리용철, 리제강 두 제1부부장이 사망한 데 이어 `구원투수'로 투입됐던 박정순 제1부부장마저 폐암으로 세상을 떠 눈길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핵심 요직이다. 사실상 김정일 위원장이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장 자리는 항상 공석이고, 그 아래 제1부부장 3∼4명과 부부장 10여명 정도가 있다고 한다.

현재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는 2008년 12월 임명된 김경옥 한명만 남았는데, 그는 지난해 9.28당대표자회 전날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기도 했다.

22일 북한매체의 사망 보도가 나온 박정순의 경우 작년 6월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고 전해진 리제강의 후임으로 9.28당대표자회 때 보임됐으나 결국 4개월도 채우지 못했다.

사실 80세 노인인 리제강이 자정 무렵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을 때 일각에서는 김정은 후계구도를 둘러싼 권력암투 과정에서 테러를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교로운 일이지만 리용철도 두달 전인 작년 4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박정순이 `불치병(폐암)'으로 사망했다는 북한 측 발표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불과 2개월여 전인 작년 12월13일 박정순은 김 위원장의 군인공연 관람에 동행한 바 있다.

리용철(재임 16면), 리제강(〃9년)과 비슷하게 박정순도 조직지도부에서 잔뼈가 굵어진 인물이어서 단기간 내 마땅한 후임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설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라 군권 장악의 기틀을 잡은 김정은이 이 자리도 차지할 것이라는 설이 있으나 이미 사실상의 `2인자' 자리를 굳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또 두달 상간 리용철, 리제강이 잇따라 숨졌을 때도 박정순 한 명만 보임한 점으로 미뤄 마땅한 인물이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나 간부부장은 후계체제 안착에 매우 중요한 자리여서 오랫동안 비워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작년 당대표자회 때 박정순 한 명만 기용한 것을 보면 후임 인사에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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