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당무정지 6개월’ 반발
오신환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
이동섭 “망가져도 너무 망가져”
지상욱 “조국과는 뭐가 다른가”
오늘 오후 긴급 의총 열릴예정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당 최고위원인 하태경 의원에게 ‘당무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등 비당권파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치졸하고 비열” “망가져도 너무 망가져” 등 손학규 대표를 향한 강도 높은 발언들이 나오면서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가 또다시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전날(18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등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윤리위의 결정으로, 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직무가 정지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징계 결정을 두고 양측이 극한으로 치닫는 배경에는 손 대표가 당내 의사 결정권을 쥐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5(비당권파) 대 4(당권파)인 상황에서 당 최고위 계파 구성이 4대4로 꾸려지게 되면 당헌당규 상 당 대표가 결정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전날 강행한 윤리위 결정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불상사”라며 “가만히 앉아서 죽는 길을 갈 건지, 손학규 대표를 빼고 새 길을 모색할 건지 모든 당원이 결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손 대표가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려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했다”며 “손학규 사당으로 타락시키겠다는 건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오 원내대표는 또 “이미 최고위원회 과반의 요구로 불신임당한 윤리위 징계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하 최고위원은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전날 비당권파 최고위원 5명이 하 의원의 징계를 막기 위해 당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요구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신임 요구서는 최고위 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도 “그간 손 대표와 인연 때문에 발언을 자제했는데 오늘은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며 “손 대표가 망가져도 너무나 망가졌다. 기본적 민주주의도 모르는 사람이 당 대표에 올랐단 사실이 가슴 아프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하 최고위원은 당원들의 민의에 의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수석 최고위원으로, 손 대표와 표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다”며 “손 대표가 추석까지 지지율을 10%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력하게 끌어내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지상욱 의원은 “손 대표가 뻔뻔하게 국민을 능멸하는 조국과 뭐가 다르냐”며 “더 뻔뻔하게 광화문에 나가서 주말마다 몇 명 되지 않는 당원 동원해 조국 퇴진 외치는 그분은 왜 이 당에 남아서 대표직 연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징계 당사자인 하 의원 역시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 결정이자 명백한 친위 쿠데타”라며 “당내 반대세력을 숙청해 권력을 독차지한 다음 당을 팔아먹으려는 손 대표의 정치공작으로, 낡은 구태정치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손 대표의 퇴진 등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