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7

하태경 ‘당무정지 6개월’ 반발

오신환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

이동섭 “망가져도 너무 망가져”

지상욱 “조국과는 뭐가 다른가”

오늘 오후 긴급 의총 열릴예정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당 최고위원인 하태경 의원에게 ‘당무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등 비당권파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치졸하고 비열” “망가져도 너무 망가져” 등 손학규 대표를 향한 강도 높은 발언들이 나오면서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가 또다시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전날(18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등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제소됐다. 윤리위의 결정으로, 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직무가 정지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징계 결정을 두고 양측이 극한으로 치닫는 배경에는 손 대표가 당내 의사 결정권을 쥐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5(비당권파) 대 4(당권파)인 상황에서 당 최고위 계파 구성이 4대4로 꾸려지게 되면 당헌당규 상 당 대표가 결정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전날 강행한 윤리위 결정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불상사”라며 “가만히 앉아서 죽는 길을 갈 건지, 손학규 대표를 빼고 새 길을 모색할 건지 모든 당원이 결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손 대표가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려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했다”며 “손학규 사당으로 타락시키겠다는 건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오 원내대표는 또 “이미 최고위원회 과반의 요구로 불신임당한 윤리위 징계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하 최고위원은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전날 비당권파 최고위원 5명이 하 의원의 징계를 막기 위해 당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요구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신임 요구서는 최고위 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0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도 “그간 손 대표와 인연 때문에 발언을 자제했는데 오늘은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며 “손 대표가 망가져도 너무나 망가졌다. 기본적 민주주의도 모르는 사람이 당 대표에 올랐단 사실이 가슴 아프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하 최고위원은 당원들의 민의에 의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수석 최고위원으로, 손 대표와 표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다”며 “손 대표가 추석까지 지지율을 10%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력하게 끌어내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지상욱 의원은 “손 대표가 뻔뻔하게 국민을 능멸하는 조국과 뭐가 다르냐”며 “더 뻔뻔하게 광화문에 나가서 주말마다 몇 명 되지 않는 당원 동원해 조국 퇴진 외치는 그분은 왜 이 당에 남아서 대표직 연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징계 당사자인 하 의원 역시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 결정이자 명백한 친위 쿠데타”라며 “당내 반대세력을 숙청해 권력을 독차지한 다음 당을 팔아먹으려는 손 대표의 정치공작으로, 낡은 구태정치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손 대표의 퇴진 등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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