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문화칼럼] 세계에 울린 ‘전쟁종식’ 열망
[이재준 문화칼럼] 세계에 울린 ‘전쟁종식’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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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금나라 시인 원호문(元好問 1190~1257)은 문학적으로 두보(杜甫) 만큼이나 평가를 받는다. 그는 원(몽골)에 의해 금나라가 멸망하자 눈물어린 시를 썼다. 전쟁이 휩쓸고 간 곳곳 마다 시체가 쌓이고 보이는 것은 불탄 집들과 인적 없는 마을뿐이었다. 

그가 목도한 것은 희생당한 죄 없는 민초들이었다. 그 중에서 몽골군에게 끌려가며 자꾸 뒤를 돌아보는 여인들의 애절한 모습을 보고 통곡했다. 원호문의 시가 지금도 회자되는 것은 전쟁에 대한 눈물겨운 애상 때문일 것이다. 그가 쓴 시 일부를 적어본다. 
  
백골이 난마처럼 여기 저기 널려 있고 / 여러 해 떠나서 고향은 사막이 되었네 / 하북에는 사람 죽어 씨가 말랐다는데 / 부서진 지붕에 연기 나는 집 몇 채 있네.

나당연합 18만 대군의 침공으로 불탄 1400년 전 백제 수도 사비성. 꽃다운 궁녀 수 천명이 부소산에서 백마강으로 꽃잎처럼 몸을 던졌다. 전쟁이 끝난 후 성안의 비극적인 풍경도 원호문의 시를 방불 한다. 

‘전쟁이후 거리에는 많은 유골이 뒹굴었다. 시체를 거두어 땅에 묻어줄 유족들이 없었기 때문 이었다’ 삼국사기에는 전후 초토화 된 사비성의 참상을 이처럼 기록되고 있다. 

이 전쟁에서 죽은 백제인은 약 1만여명으로 추산 된다. 그리고 살아남은 1만여명은 당나라로 포로가 되어 끌려갔다. 1만여명의 시신이 그대로 성안밖에 방치 되었을 것으로 상정 된다. 화려했던 궁성은 통곡마저 사라진 죽음의 도시가 되고 말았다.
 
수(隋)나라는 고구려를 멸망시키기 위해 전국에서 1백만 대군을 징집하여 침공했다. 그러나 전쟁에서 패하고 백만에 가까운 젊은 전사들을 잃었다. 각 지역마다 고구려에 대한 저주는 물론 수나라 양제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찔렀다. 

고대 전쟁에서 침공자들은 상대국을 점령하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살육전을 감행했다. 귀중품을 약탈하고 힘없는 부녀자들을 겁간했다. 

근세에도 이런 잔인한 악습은 계속되었다. 중일전쟁(1937AD) 당시 일본군이 중국 남경을 점령하면서 학살한 민간인 숫자는 25만명이 넘는다. 방화와 약탈로 건축물 약 23.8%가 불에 타고 88.5%가 파괴되었다. 

세계대전으로 희생된 수는 천문학적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는 약 630만명이었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으로 6천5백만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만약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희생자 수는 얼마나 될까. 지구상 인류의 절반이 죽거나 멸망할지도 모른다. 

지난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의 ‘9.18 평화 만국회의 제5주년 기념식’은 비극적인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세계인의 사우팅(Shouting)이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서울과 수원을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와 세계 145개국을 연결해 시종 평화를 염원하는 환호와 열기가 가득했다고 한다. 

이날 HWPL 이만희 대표는 올해도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반드시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를 이루어 후세에 전하는 대 화합의 세상이 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의 둘째 날에는 세계의 정계, 학계, 종교계, 여성·청년계 대표들이 5개 분야로 나뉘어 지구촌 전쟁 종식과 세계평화의 실천을 논의,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사우팅이 제발 핵무기로 동족을 겁박하며 독재체제를 강화하려는 북한 땅에 들렸으면 한다. 진정으로 전쟁은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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