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쉐보레가 강원도 양양 서피비치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공식 출시했다. 사진은 트래버스의 주행모습. (제공: 쉐보레)ⓒ천지일보 2019.9.17
지난 3일 쉐보레가 강원도 양양 서피비치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공식 출시했다. 사진은 트래버스의 주행모습. (제공: 쉐보레) ⓒ천지일보 2019.9.17

동급 최고 수준의 내부 공간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

ADAS 부족·꿀렁거림 아쉬워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실적 부진 늪에 빠진 한국지엠(GM)이 국내 시장에서 재도약을 희망하며 미국 정통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에 이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출시했다. 트래버스는 지난해 기준 북미 시장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는 ‘베스트셀링’ 모델로 미국에서는 중형 SUV에 속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형 SUV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기아자동차의 ‘모하비’ 등과 경쟁하게 된다.

지난 3일 쉐보레의 대형 SUV 트래버스를 타고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강원도 양양 서피비치까지 약 180㎞ 구간을 직접 운전해봤다. 이날 시승은 한 차량에 4명이 탑승해 정해진 구간별로 번갈아 운전하며 운전석은 물론 조수석, 2열·3열 등에 앉아 다양한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트래버스. (제공: 쉐보레) ⓒ천지일보 2019.9.3
트래버스. (제공: 쉐보레) ⓒ천지일보 2019.9.3

처음 마주한 트래버스는 국내 SUV 가운데 가장 ‘큰 덩치’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원은 전장 5200㎜, 전폭 2000㎜, 전고 1785㎜, 축거(휠베이스) 3073㎜이다. 팰리세이드보다 전장, 휠베이스가 각각 220㎜, 173㎜가량 크다.

큰 덩치만큼이나 내부공간과 적재공간도 넓다. 시승 차량에는 성인 남성 4명이 탑승했는데, 조수석은 물론 독립시트로 구성된 2열까지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편안했다. 3열 시트는 동급 차량에서 가장 넓은 850㎜의 레그룸을 제공해 180㎝ 이상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3열에는 성인 3명이 앉기에는 공간이 부족하고 어린이 3명은 가능할 것 같았다.

트래버스의 적재량은 651ℓ이고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ℓ, 2열·3열 모두 접을 시 최대 2780ℓ까지 늘어난다. 사진은 2열·3열 모두 접은 모습. ⓒ천지일보 2019.9.17
트래버스의 적재량은 651ℓ이고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ℓ, 2열·3열 모두 접을 시 최대 2780ℓ까지 늘어난다. 사진은 2열·3열을 모두 접은 모습. ⓒ천지일보 2019.9.17

동급 최고 수준인 트래버스의 적재량은 651ℓ이고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ℓ, 2열·3열 모두 접을 시 최대 2780ℓ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러기지 플로어 아래에 90.6ℓ의 대용량 언더 스토리지까지 확보돼 최대한의 수납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캠핑 등 레저 활동을 자주 다니거나 자녀가 여럿인 가정의 패밀리 SUV로 적절해 보였다.

실내에는 다양한 첨단 편의장비가 적용됐다. 스마트 원격 시동 시스템과 연동되는 오토 캐빈 클라이밋 최적 제어 시스템은 운전자가 설정한 실내 온도 및 외부 온도의 상황에 따라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통풍 시트, 트라이존 오토 에어컨 등을 자동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여기에 좌석마다 USB 포트(총 6개)가 있어 어느 좌석에 있든 편안하게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를 올리면 숨은 공간이 생겨 휴대폰 등 작은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 ⓒ천지일보 2019.9.17
디스플레이를 올리면 숨은 공간이 생겨 휴대폰 등 작은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 ⓒ천지일보 2019.9.17

또한 디스플레이 기능도 있는 룸미러가 장착돼 있다. 차량 뒤에 설치된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룸미러에 비춰준다. 일반 거울보다 최대 300% 넓은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전운전과 주차 등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기술이 적용돼 문을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센서의 위치를 바닥에 표시해준다. 이를 통해 양손에 짐을 들고 있어도 사용자가 손쉽게 센서의 위치를 확인해 열 수 있다.

육중한 체격에 맞게 주행감 역시 다부졌다.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주행을 선보였고 노면 소음과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코너 구간에서도 밀리는 것 없이 노면에 밀착해 잘 달렸다. 다만 2열과 3열에서는 고속 주행 시 꿀렁거리는 차량의 흔들림으로 어지러움을 유발하기도 했다. 트래버스는 3.6ℓ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트래버스. ⓒ천지일보 2019.9.17
트래버스. ⓒ천지일보 2019.9.17

아쉬운 것은 트래버스에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차로유지보조시스템 등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없다. 최근 출시되는 다른 브랜드 차량에 비해 ADAS가 많이 부족해 장거리 운전 시 불편했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이 있으나 제대로 차선을 인식하지 못했다.

양양에 도착해서는 양양송이밸리자연휴양림 내 짧은 오프로드 구간을 운전했다. 주행모드를 오프로드로 바꾼 뒤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자갈길과 곳곳이 움푹 파인 길에서도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지지 않았고 차량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또한 오르막길도 뒤로 밀리지 않고 가볍게 올라섰다.

트래버스는 5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트림별 가격은 ▲LT 레더 4520만원 ▲LT 레더 프리미엄 4900만원 ▲RS 5098만원 ▲프리미어 5324만원 ▲레드라인 5522만원이다.

트래버스 주행모습. ⓒ천지일보 2019.9.17
트래버스 주행모습. (제공: 쉐보레) ⓒ천지일보 2019.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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