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6

황교안 “조국 스스로 내려오라”

무당층까지 끌어안겠다는 계산

“정치행위에 불과” 비난 목소리도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삭발을 함에 따라 그의 결단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교안 대표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을 열고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조국은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기를 마지막으로 통첩을 보낸다”고 요구했다. 제1야당 대표가 대정부 투쟁을 위해 삭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국 장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한 건 황 대표가 세 번째다. 앞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지난 10일 삭발한 데 이어 11일 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삭발 대열에 합류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17일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하고 “한국당이 더 강력한 투쟁으로 문재인을 끌어내고 조국을 감옥 보내는 일에 나서달라”며 “한국당 의원은 모두 머리를 깎고 문재인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가 삭발을 감행한 배경에는 조 장관의 임명 전까지 불거진 ‘오락가락 리더십’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있다.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릴레이 삭발 등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 무당층까지 끌어안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가 요구한 조 장관의 파면이 현실화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황 대표의 삭발 투쟁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오히려 정치적 셈법에 불과했다는 비난의 화살을 맞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해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삭발은 기본적으로 약자가 대의명분을 위해 비장한 각오로 투쟁에 나서겠다는 저항의 수단이었다”며 “마치 민주주의가 사망한 것처럼 내세우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치행위에 불과하다. 제1야당의 대표가 내각의 장관 1명의 파면을 놓고 삭발하는 건 격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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