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멕시코 할리스코의 우물 속에서 44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법의학자들은 이들이 마약조직 범죄와 연관된 시신들로 확인했다고 BBC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매장된 시신들은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주의 주도 과달라하라에서 119개의 검은 봉지안에 토막난 채 담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신들은 이미 9월 초 강한 냄새로 인해 지역 거주자들로부터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할리스코는 멕시코 마약조직 활동 지역 중 가장 위험하고 광범위한 곳이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13년간 약 5000구의 암매장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멕시코 정부와의 ‘먀약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06년 이후 최근까지 멕시코 전역에서 모두 3024곳의 암매장지가 발견됐고, 여기서 총 4874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마약조직의 암매장지가 주로 발견된 곳은 타마울리파스, 치와와, 사카테카스, 할리스코 주 등 마약 카르텔의 범죄가 많은 지역들이다.
최근 훼손된 시신이 많은 탓에 671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200구에 그쳤고, 116구만이 유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멕시코에서는 마약 카르텔 등이 경쟁 조직원이나 그의 가족들을 살해한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집단으로 매장하는 일이 흔하다.
멕시코에는 여전히 4만명 이상의 실종자들이 있다고 멕시코 당국은 밝혔다.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이들도 주로 2006∼2012년 마약전쟁 과정에서 사라진 사람들이다.
이번에 발견된 44구의 시신도 할리스코 대형 카르텔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로스 세타스’가 치열한 세력 다툼 끝에 희생된 자들로 추정되고 있다.
멕시코 마약과의 전쟁은 2006년 말 시작됐다. 펠리페 칼데론 당시 대통령이 취임 직후 마약 조직 소탕을 위해 미초아칸주에 군과 연방 경찰을 투입하며 전쟁 개시를 알렸다. 후임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계승하긴 했지만 가장 치열했던 것은 칼데론 전 대통령의 재임 중인 2006∼2012년이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과거 정권의 명백한 실책으로 규정하고, 공권력을 투입해 마약조직 소탕에 나서는 대신 청년들의 조직 가담을 막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주는 등의 장기 대책에 신경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