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12

“일본, 예전과 달리 고압적이고 일방적”

“北·경제 협력으로 서로 필요성 모색해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한일 관계가 악화된 배경으로, 상대를 공격해야 인기를 얻는 양국의 정치 구조와 지도자 간의 불신을 꼽았다.

문 특보는 14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예전에는 한일 간에 상대방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의 일본은 고압적이고 일방적”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일본도 한국도 상대를 공격하면 인기를 얻는 구조로 돼 있다”면서 “상대에게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 국내 정치에서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그래서 강경한 자세로 나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이어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과의 협력은 어렵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피로감을 느끼고 체념하고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른 분쟁 해결 절차에 한국 정부가 응해야 했다는 일본 측 입장을 반박했다.

일본 정부는 올 초부터 청구권협정에 규정된 분쟁 해결 절차를 내세워 외교협의, 제3국 참여 중재위 설치, 제3국만의 중재위 가동 등 3단계 절차를 차례로 요구했으나 한국 정부는 이에 불응했다.

문 특보는 “일본 측은 일방적으로 첫 번째 절차가 안 된다고 보고 다음 절차를 밟았다”며 “한국은 올해 6월에 대응안(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청구권협정에 따른 분쟁 해결) 첫 절차인 외교적 협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한국 사람들의 심정을 생각해서 형식적으로라도 협의에 응해야 했다”며 “이전엔 한일관계에서 일단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의 일본은 고압적이고 일방적이다”고 비판했다.

문 특보는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은 ‘사죄 피로’ 현상을 보이고 있고, 한국은 ‘진심이 담긴 사과가 없었다’라는 인식이 강한 게 양국 갈등의 본질이라고 피력했다.

문 특보는 한일 관계를 개선할 방법에 대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북한 문제와 경제 분야의 협력 등으로 양국 국민이 서로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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