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추석연휴가 시작된 1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에 백령도 등 서해 섬지역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천지일보 2019.9.12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추석연휴가 시작된 1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 대합실에 백령도 등 서해 섬지역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천지일보 2019.9.12

신라시대 이전으로 추정… 삼국사기에 등장

중국의 추석 ‘중추절’ 온가족 모여 월병 먹어

일본엔 ‘오봉’ 명절 존재, 여러 의식 진행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추석 연휴가 찾아오면 전국 고속도로는 귀성객들의 차량으로 꽉 들어차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극심한 차량 정체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고향을 가거나 자녀를 만나기 위해 큰 불편도 감수하고 민족대이동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같은 우리나라 고유 대명절 ‘추석’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추석을 하루 앞둔 12일 추석의 유래와 각 나라별 명절·풍습을 살펴봤다.

먼저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으로,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사실 추석의 시원(始原)이나 유래에 대한 명확한 문헌 자료는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시작 시점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우리 문헌에는 12세기의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추석에 대한 기록이 최초로 등장해 추석이 신라 초기 대표적인 명절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은 신라시대 이전부터 지켜져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에는 ‘왕이 육부(六部)를 정한 후 이를 두 패로 나누어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편을 짜고, 7월 16일부터 날마다 육부의 마당에 모여 길쌈을 했는데 밤늦게야 일을 파하게 하고 8월 보름에 이르러 그 공(功)의 다소를 살펴 지는 편은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 사례하고 모두 노래와 춤과 온갖 놀이를 하였으니 이를 가배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가배는 추석을 말한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가배·가위·한가위 등으로 불린다. 삼국사기 기록에서 여자들이 패를 나눠 길쌈을 했다는 것은 두레길쌈의 효시로 볼 수 있다. 추석은 또한 앞으로 다가올 겨울의 의복을 장만하는 시기로도 볼 수 있다.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추석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장승진·승민 형제 가족이 고향인 백령도행 여객선 승선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천지일보 2019.9.12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추석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장승진·승민 형제 가족이 고향인 백령도행 여객선 승선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천지일보 2019.9.12

옷감을 짜는 풍속은 농경이 시작된 신석기시대부터 있었는데 세시명절은 농경에 적응해 생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세시명절인 한가위는 고대 농경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신라시대에는 이미 일반화된 명절로 자리 잡았다고 추정된다.

달의 명절로도 일컬어지는 추석에는 풍요를 기리는 각종 세시풍속이 행해진다. 조상에게 예를 갖추는 차례와 같이 엄숙한 세시풍속이 있는가 하는 반면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는 세시놀이 역시 풍성하게 행해졌다.

추석은 애초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로서 명절식으로 송편을 빚어 조상에게 올려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행사다. 추석 전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해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준다.

추석날 아침에는 햇곡으로 빚은 송편과 각종 음식을 장만해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차례는 대체로 4대 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조선 후기부터의 관행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석은 다른 나라에도 있다. 중국엔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인 ‘중추절’이 있다. 중추절도 음력 8월 15일이다. 다만 중국은 워낙 땅이 넓기에 일부 지역에서는 8월 16일에 명절을 쇤다.

중추절에 즐겨먹는 월병
중추절에 즐겨먹는 월병

중추절 한자를 보면 ‘가을의 가장 가운데 있는 날’을 의미한다. 그 날은 음력으로 8월 15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추석을 한가위, 가배일(嘉俳日) 등으로 부르듯, 중국인도 중추절 대신 ‘팔월절(八月节)’, ‘단원절(团圆节)’ 등으로도 부른다.

중추절은 당나라 초부터 이어져 온 명절이라고 알려졌다. 송나라 때 성행하기 시작하면서 명, 청나라로 이어져 춘절과 마찬가지로 중국 전통 명절 중 하나가 됐다. 지난 2006년 5월 중추절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또한 2008년에 국가 공식 공휴일로 지정됐다.

중추절이 되면 중국에서는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서 월병을 나눠 먹기도 하고, 달에 제사를 지내거나 소원을 빌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송편급의 위상을 갖고 있는 월병은 중국의 중추절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중추절에는 달맞이도 한다. 이는 중추절을 대표하는 놀이 중 하나로, 보름달이 뜬 밤에 배월(拜月)을 한 후 둥근 월병(月饼)을 가족 수만큼 나눠 먹는 것이 중국의 풍속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오봉’이 있다. 오봉이란 조상의 성불을 공양하는 기간으로 매년 양력 8월 13일부터 16일까지가 일반적이다. 일본에서는 이 기간은 ‘오봉야스미’라고도 부른다. 앞뒤로 주말이 붙으면 최대 9일까지도 쉬는 큰 명절이다.

일본인들은 이 기간 조상의 성불을 공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의식을 행한다. 오봉 기간에는 조상의 영혼이 등불에 의지해 돌아온다고 여기고 ‘무카에비’라고 부르는 등불을 피운다. 또한 영혼이 돌아가도록 안내한다는 의미를 담은 등불인 ‘오쿠리비’를 밝힌다.

일본인들은 ‘오하카마이리’라고 하는 성묘도 한다. 묘지에는 꽃을 꽂고 공양하고 제등으로 묘지에 불을 밝히기도 한다. 또한 조상을 위로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춤을 추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사를 가리켜 ‘봉도오리’라고 부른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오봉 페스티벌. (출처: 뉴시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오봉 페스티벌.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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