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어디까지가 ‘녹색’이고 무엇을 해야 ‘환경선진국’이 되는 걸까.

최근 어느 곳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단어 한 개를 꼽으라면 ‘green(그린), 녹색, 친환경’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08년 8월 15일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세운 이래 경제성장 못지않게 에너지와 자원 절약, 환경의 중요성도 커졌다.

그러다보니 공공기관 외 기업들까지도 환경오염을 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18일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과 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선포식이 열렸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시민 윤예원(25,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씨는 “일회용 컵을 쓸 수밖에 없는 커피전문점에서 다회용 컵을 쓰자는 환경 캠페인을 하니까 획기적이고 우리 같은 시민들도 자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녹색실천 운동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광고·서적·화장품 등 여러 가지 상품에도 ‘녹색과 친환경’ 관련 단어가 등장, 사람들도 그런 제품에 눈길 한 번 더 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오용해 기준에 합당하지 않은 녹색상품이 시중에 범람하면서 진짜 녹색·친환경 상품을 구별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다.

녹색의 홍수시대가 도래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정보를 구분하는 데 필요한 녹색지혜가 비례해 성장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잘못된 광고 또는 말만 믿고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한 예로 ‘발열내복’은 난방비 절약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입기만 해도 땀이 날 것이라는 허황된 생각과 과장된 광고 내용만 믿고 ‘발열내복’을 구입해 피해를 본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열기구 소비자 피해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 밝힌 한 사례를 보면 C씨는 지난해 11월 홈쇼핑에서 ‘8시간 사용 시 하루 전기료 896원, 초절전형’이라는 말만 믿고 전기히터를 구입, 부모님께 선물했다.

C씨의 부모님은 많이 사용해도 전기료 부담이 없다는 말에 하루 10시간 정도 사용했는데 부과된 전기료는 60만 원에 달했다.

이러한 피해사례가 잇따르자 공정위가 지난 19일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하고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가장 춥다는 뜻을 지닌 절기 ‘대한(大寒)’까지 지난 상태에서 이미 많은 사람이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본 경우가 많다.

김택천 그린스타트 사무총장에 따르면 환경선진국은 정부의 지시 없이도 국민들 스스로가 에너지 및 환경을 절약하는 방법을 터득해 실천하는 나라를 말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노하우와 지식이 필요하다.

녹색성장 시대와 환경 선진국에 걸맞은 정보를 시민이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게 정부와 시민단체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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