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빛나 인턴기자]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한 가족이 기차를 타기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최빛나 인턴기자]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한 가족이 기차를 타기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서울역·고속버스터미널 가보니

“못 보던 가족 봐서 즐거워”

“피곤해 푹 자고싶다”는 사람도

연휴기간 3356만명 이동예상

[천지일보=홍수영·김정수 기자, 최빛나 인턴기자] “할머니 집에 가서 너무 좋아요! 할머니집 근처 냇가에서 친척들이랑 재미있게 놀 거예요!”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를 타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기다리던 이준서(11, 남, 서울 용산구)군이 해맑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역엔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승차권 발매현황 전광판에는 경전선 하행 열차의 전 좌석이 매진됐다는 붉은 글자가 가득했다.

행복한 미소를 지은 모습으로 한가득 짐을 들고 분주하게 다니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한손에는 아이를 안고 다른 손에는 명절선물 꾸러미를 들고 가는 젊은 아빠의 모습도 보였다.

대합실에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우는 시민들이 많았다. 기차를 놓칠세라 큰 짐을 들고도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도 있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오후 서울역 승차권 발매현황 전광판에 경부선 하행 열차의 전 좌석이 매진됐다고 표시돼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오후 서울역 승차권 발매현황 전광판에 경부선 하행 열차의 전 좌석이 매진됐다고 표시돼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안동 시댁에 간다는 김인순(가명, 67, 여)씨는 “명절 때는 3가정 4가정이 모이니 북적하고 떠들썩하니 기분이 좋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남편 형제들이 부산 수원에서 사는데, 명절 때면 안동에 있는 산소에 함께 모인다”면서 “우리는 친척들이 각자 집에서 음식을 해온 뒤 산소에 모여 함께 성묘도 하고 풀도 베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모님 댁인 대구에 내려간다는 정민철(가명, 57, 남, 서울 노원구)씨는 “명절이나 행사 때면 3형제가 부모님이 계신 대구에 모인다”며 “명절에는 가족들과 함께 오붓하게 지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성준(가명, 23, 남, 서울 서대문구)씨는 한가위에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한다. 기업에 제출할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성준씨는 “오랜만에 금산에 부모님 뵈러 가는 거라 기분은 좋지만, 이번 대기업 원서마감이 추석기간과 겹쳐있어서 명절 내내 자소서를 써야 될 것 같다”며 “다행히 집에서 차례를 안지내서 어디 따로 나갈 계획은 없고, 집에서 부모님과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역에서 일하는 유민석(남, 28)씨는 그간 교대근무 때문에 명절에 내려가는 게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 추석엔 운 좋게도 내려가게 됐다. 유씨는 “오랜만에 내려가니깐 기분이 좋고, 내려가서 어머니 음식 하는 것도 옆에서 돕고 차례도 지내고 성묘도 갈 계획”이라고 기뻐했다.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귀성객들이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에 차례대로 탑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귀성객들이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에 차례대로 탑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귀성객들이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고향으로 가는 버스에 차례대로 탑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귀성객들이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고향으로 가는 버스에 차례대로 탑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직장인 임진주(가명, 28, 여)씨는 “광주 토박이인데 직장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다. 오랜만에 집에 내려가는 거라 기분이 좋다”면서 “저희 집은 기독교 집안이라 예배를 드려서 따로 차례음식 준비를 안 해도 된다. 내려가면 사촌동생들과 함께 오랜만에 예쁜 카페에 가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터미널에도 고향으로 떠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여나 버스를 놓칠까 미리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조는 사람들도 많았다. 몇몇 이들은 옆에 앉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같이 음식을 나눠먹기도 했다.

이인석(82세, 남, 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가족이 나란히 고향에 내려간다. 이인석씨는 “산소에서 제사 지내고 바로 올라오려고 한다. 비록 금방 서울로 올라오지만, 그 동안에라도 좋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자주 못 보는 이들을 그때라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둔 11일 오후 서울 경부고속도로 반포IC 구간 하행선(오른쪽)이 많은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둔 11일 오후 서울 경부고속도로 반포IC 구간 하행선(오른쪽)이 많은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김재윤(36, 남, 전라도 익산시 구성동)씨는 일 때문에 서울에 잠시 들렀다. 김재윤씨는 “제사는 따로 드리지 않는다. 가족들과 자주 왕래하는 편이라 명절이라고 특별할 것도 없다”면서도 “이왕 모인 거 가족들이랑 같이 좋은 추억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최민아(30, 여, 서울 용산구)씨는 애초 KTX를 타려고 했으나 표를 구하지 못해 고속버스를 선택했다. 고속버스로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최씨는 “취직이 서울로 되면서 처음으로 대전을 벗어나 서울에서 지내게 됐다”며 “오늘 귀향객들이 많다보니 몇 시간이 걸릴지 감이 안 와 걱정된다. 그저 빠르게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최씨는 “일이 너무 힘들다보니 명절에 뭐하고 보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자고 싶다”고 토로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번 추석 연휴기간 3356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1일 평균 671만명이 움직이고, 추석 당일인 13일에는 최대 897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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