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물] 세계가 인정한 ‘나주배’…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으뜸”
[지역명물] 세계가 인정한 ‘나주배’…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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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나주=전대웅 기자] 나주시 왕곡면의 배 농장에 노랗고 탐스럽게 배가 달려있다. ⓒ천지일보 2019.9.10
[천지일보 나주=전대웅 기자] 나주시 왕곡면의 배 농장에 노랗고 탐스럽게 배가 달려있다. ⓒ천지일보 2019.9.10

조선박람회 출품 동상 수상

미주지역·유럽지역 등 수출

수확량 줄고 경제부담 늘어

뿌리·껍질까지 버릴 게 없어

[천지일보 나주=전대웅 기자] 예로부터 차례상을 차리면 빠지지 않는 과일 중 하나가 배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하는 과일인 배는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재배하지만 나주배는 단맛이 우수하고 시원하며 사근사근한 맛이 으뜸이다. 이곳 나주는 연평균 기온이 14.1도이며 강우량이 적당하고 성숙기(8월~9월)에는 햇빛을 많이 받아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토양은 양토, 사양토로 유기물 함량이 많아 배 재배의 최적지이자 최대 주산지다.

◆세계적인 과일로 인정받아

나주배는 우리나라 배 재배역사와 같이 삼한시대부터 오랫동안 재배되어 온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초의 재배기록은 1454년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주목의 토공물(土貢物)로 나주배의 목록이 있고 1871년에 발간된 호남읍지에 임금에게 바친 진상품으로 나주배의 기록이 있다. 또 1897년에 발간된 금성읍지에도 거평배(현 문평면)의 기록이 있다.

근대에 들어 일제강점기인 1910년 일본인 송등전육(松藤傳六)이 만삼길 100주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인 신고, 금촌추, 장십랑 등이 들어와 재배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1913년 송월동 거주했던 이동규씨가 상업농(과수원)으로 처음 재배한 후 점차 재배면적이 확대돼 왔다. 나주배가 국내외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게 된 것은 1929년 개최된 조선박람회에 나주배를 출품해 동상 수상을 계기로 나주의 명산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후 1967년 대만 수출을 시작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캐나다 등 미주지역과 동남아, 중동, 유럽지역에 수출함으로써 세계적인 과일로 인정받고 있다. 또 1970년 4월 8일 원예시험장 나주지장(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시험장)이 나주에 개청된 후 새로운 품종개발과 재배기술 및 저장가공기술을 연구개발 보급함으로써 체계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배재배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계속되는 비 소식과 태풍으로 예년보다 수확량이 떨어졌다. 뷰티풀농장을 운영하는 이준영(35, 남)씨는 “올해 초 저온피해와 햇빛을 많이 봐야 하는 시기에 비가 연일 내린 데다 추석도 빨라 수확량이 줄었다”며 “농가를 경영하는데 있어 경제적인 부담이 많다”고 말했다.

나주배박물관 모습. (제공: 나주시)  ⓒ천지일보 2019.9.10
나주배박물관 모습. (제공: 나주시) ⓒ천지일보 2019.9.10

◆나주배 테마의 배 박물관

나주배박물관은 나주배를 테마로 하는 국내 유일의 배 박물관으로 1992년 개관했다. 나주배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고 홍보하는 문화·정보 공간으로 활용됐다. 2004년 1차 리모델링해 유지해 왔으나 시대 트렌드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 현재 2차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다. 김종순 배박물관 T/F 팀장은 “배박물관 내외부는 보고·듣고·체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관람객이 언제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교육, 정보 나눔, 생활 쉼터의 장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현재 1층은 쉼터와 카페 등을 준비했고 2층은 아직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배 박물관에서는 궁중음식 배숙 만들기, 배따기 체험, 배 가공품 시식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뿌리부터 껍질까지 두루 쓰이는 배

배는 뿌리부터 배 열매껍질까지 버릴게 없다. 한방에서 배는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아 예로부터 갈증을 해소하고 기관지에 좋아 많이 쓰이고 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폐를 보하고 신장을 도우며 담을 제거하고 열을 내리며 종기의 독과 술독을 푼다. 설사와 구토가 멈추지 않을 때 배 잎 달인 즙을 마시면 효과가 있으며 복통이 심할 때는 배 잎을 진하게 달여 자주 먹으면 좋다고 기록돼 있다. 당본초에는 열을 다스리고 갈증을 그치게 하며 기침과 갈증을 멎게 한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배나무 껍질을 달인 물로 씻으면 헌데·버짐·옴·나병을 치료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배나무 뿌리는 산증(疝證)을 치료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 배 잎은 곽란(霍亂)으로 계속 토하고 설사하는 것을 치료한다. 배 열매껍질은 폐를 윤활하게 해준다. 서열(暑熱)에 의한 번갈(煩渴)을 없애며 해수(咳嗽), 토혈(吐血) 등에도 효능이 있고 특히 땀이 나면서 기침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탐스럽게 익은 배를 수확하고 있다. (제공: 나주시) ⓒ천지일보 2019.9.10
탐스럽게 익은 배를 수확하고 있다. (제공: 나주시) ⓒ천지일보 2019.9.10

한편 최근 농촌진흥청과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식사 후 배를 먹을 경우 체내 발암물질 배출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나 구이음식 섭취 등으로 체내에 축적될 수 있는 발암물질인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류(PAHs)가 배를 먹을 경우 체외로 빠른 시간 내에 배출돼 그 수치가 현저히 줄어든다고 한다. 배는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인 등이 많은 강한 알카리성 식품이다. 배 속에는 효소가 많은 편이어서 소화를 돕는 작용도 한다. 불고기, 갈비 등 고기를 잴 때나 육회 등에 배를 섞으면 효소의 작용으로 고기가 연해질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된다. 특히 지방질이 많은 고기를 섭취한 후에 배를 먹으면 지방의 소화를 촉진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배를 이용한 요리법도 많다. 육회, 배생채 비빔밥, 배꿀찜, 배숙, 배즙, 배말랭이, 배냉채 등이 있다. 다가오는 명절 영양식으로 나주배 요리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먹어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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