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
            김수진 한류한국음식문화연구원장
            차우수 한지산업기술발전진흥회장
 사 회 :  이상면 글마루 편집인
신승일 │“전통문화를 알리는 홍익한류 브랜드화 절실”
김수진 │“차세대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차우수 │“한류산업 소품종 다양화, 지역 특색에 맞게 구성”
탁계석 │“우리 문화 자신감 회복 및 극복, 급선무”

대중문화에서 고급문화, 경제한류로 뻗어나간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1990년대 중반, 댄스그룹 클론이 ‘쿵따리 샤바라’라는 노래로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HOT, 비, 동방신기 등 가요계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서 전폭적인 관심을 얻으며 ‘한류(韓流)’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가요 중심이었던 한류는 가까운 영화·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뻗어 나갔고 급기야 드라마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전 세계적으로 방영되면서 절정에 올랐다.
하지만, 한류가 늘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점점 같은 패턴으로 진행되면서 한류가 잠깐이나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다. 문화산업계는 한류가 물이 우묵한 곳에 고이지 않고 꾸준히 흘러가려면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즉, 대중문화에서 시작한 한류가 대중문화산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얼과 정신을 담은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내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 속에 전하는 콘텐츠 중심에 한류가 있다.
이에 <글마루>는 차별화된 한류를 기획하는 전문가 4인을 초청해, 한류가 근 20년간 식지 않고 이어온 원인을 분석하고 한류를 통한 한국문화 세계화의 방향을 모색했다.  

Q) 이상면 글마루 편집인 (사회)

▲ Traditional Arts Performance 한국의 전통 부채춤 외국 관광객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는 춤 중 하나다. (사진제공: 한국의 집)
한류열풍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유럽까지 번지면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동경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한류가 식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

A)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류를 대중문화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문화는 한류의 일부다. 문화는 DNA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한국인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문화권에서 볼 수 없는 ‘흥’과 ‘신명’이 대중문화 콘텐츠에 녹아있다. 우리는 춤을 추면서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민족이다. 한마디로 ‘끼’가 잠재되어 있다.

아울러 참살이를 지향하는 요즘 전통문화가 각광받는 이유는, 전통 한복·발효음식 등에는 친환경·친자연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네 전통문화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될 만큼 건강을 지키는 효과가 있다.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전통문화는 안정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중문화뿐 아니라 한류 열풍이 우리의 고유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류라는 흐름을 통해 우리 스스로와 세계인에게 한국인의 혼과 정신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글마루가 주최한‘한류를 말한다’좌담회에 함께한 참석자들. ⓒ천지일보(뉴스천지)
▲ 한류 전문가들이 발족한 ‘한류문화산업포럼’1차 연수회에 참석한 탁계석, 차우수, 김수진,신승일(왼쪽부터). ⓒ천지일보(뉴스천지)

Q) 사회
한류열풍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우리 문화에 대한 태도변화는 어느 정도인가.

 

▲ 사진제공: 한국의 집
A)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탁 회장)
아직은 전통문화보다 서구문화를 더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전통문화라고 해서 전통악기만으로 공연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연예술분야의 경우, 국악과 서구 음악을 받아들여 제작된 공연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중화되지 않은 국악은 현대의 색을 넣어 대중과 소통할 방법을 찾고 있다. 먼저 우리 국민이 전통음악을 찾고 가까이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

 

공연과 음악은 전통적으로 보존해야 할 것과 세계인과 공유해야 할 것으로 나눠 맞춤형 발전이 필요하다. 세계인과 공유해야 할 음악은, 오케스트라가 나라마다 있기 때문에 세계인이 우리의 노래를 연주할 수 있도록 서양 악기를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즉, 과거에는 전통만을 고집했다면 현재는 오페라에 우리 이야기를 담는 등 양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 자연과 어우러진 한국의 전통가옥 한옥(사진제공: 한국의 집)
A) 차우수 한지산업기술발전진흥회장(차 회장)
한류 열풍이 한지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미미하다. 한지공급의 한계와 표준화 미비, 가격 경쟁력 향상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그러나 천 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한지의 가치를 안다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승정원일기와 조선왕조실록 등을 살펴볼 때 우리나라는 기록문화 강국이다. 기록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근간은 바로 ‘한지’다. 한지로 만들어진 직지심경은 630여 년, 다라니경은 1200여 년이 지났으나 침을 묻혀가며 넘겨도 끄떡없다. 아울러 한지로 지폐를 만들면 위조지폐가 없어질 것이다. 또한 전 세계 문인들이 글을 한지에 쓴다면 한지시장은 활성화될 것이다. 아울러 한지의 원료가 닥나무이기 때문에 일차 산업인 농업과 연계돼 농가 소득도 올릴 수 있다.

 

A) 김수진 한류한국음식문화연구원장(김 원장)
한류열풍으로 우리 음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부분적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한식을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히 ‘모양새 없는 음식’ ‘먹기 귀찮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깊다.

우리 음식도 디자인화해야 한다. 전통 상차림에는 음식마다 다른 이름의 그릇에 음식을 담았지만, 언제부턴가 전통 상차림 법이 사라졌다. 음식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중요하다. 한국 음식은 담음새(푸드스타일링)의 역할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그동안 담음새 역할이 미비했기 때문에 음식이 살지 않았다. 음식에 걸맞은 그릇을 활용하고 스타일링 해야한다. 이는 연구가들이 해야 할 숙제다.

우리에겐 독특한 식문화가 있다. 우리 음식은 주식과 부식으로 나뉘어져 있고 음식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내외국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스토리마케팅이 중요하다. 아울러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김치를 설명할 수 있으려면 나부터 김치를 한 번쯤은 담가봐야 한다. 직접 해봐야 설명을 해줄 수 있지 않은가.

 

▲ 이상면 글마루 편집인,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 차우수 한지산업기술발전진흥회장, 김수진 한류한국음식문화연구원장(왼쪽부터) ⓒ천지일보(뉴스천지)

 

Q) 사회
▲ 동남아 한류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소녀시대(위,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미국에 한국가요를 알리고 있는 원더걸스(아래, 사진제공: JYP엔터테인먼트)
신 소장이  “선조가 물려준 다양한 우리 문화유산 발전은 한류와 맞물린다. 한류산업 발전은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과 같다”고 언급했다. 우리 문화유산을 발전시키는 것과 한류산업 발전은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나.

 

A) 신 소장
현재 1차 한류인 대중문화에서 전통 및 정신과 얼이 담긴 문화 2차 한류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고급문화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일본은 스시, 분재, 제이팝(J-POP) 등 제패니즘(Japanism)을 유행시켰다. 이처럼 우리도 전통문화를 고급문화산업화로 이끌 수 있다. 현재 알려지기 시작한 우리 문화는 빙산의 일각이다.

전통문화를 알리는 한류는 ‘홍익한류’가 될 것이다. 홍익한류는 세계인이 원하는 한국 전통문화로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화, 스토리텔링, 퓨전 문화 개발 등이 절실하다.

 

Q) 사회

▲ 꽹과리 징 북 장구로 이루어지는 사물놀이 공연(위, 사진제공: 한국의 집), 한국의 전통 국악도 세계화에 맞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판소리 춘향전 공연 장면(아래, 사진제공: 한국의 집)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 씨는 자국문화를 스스로 폄하한 한국인들에게 “한국인은 돌대가리”라고 말한 일화가 있다. 이는 한국문화가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깨우치는 데 한류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와 국민 개개인 차원에서 어떠한 노력과 대책이 필요한가.

 

A) 탁 회장
우리가 서구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국문화를 폄하하는 것이다. 두바이의 경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두바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음감이 두바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우리 공항이나 대중교통수단에서는 당연히 우리 음악이 나와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전통의 소중함을 모르고 있다가 외국에서 인정받아야지만 인정하는 풍토가 있다. 자신감 회복이 가장 필요하고, 우리 상처가 무엇인지 왜 우리 문화를 부끄러워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A) 김 원장
우리가 외국인에게 보여주는 것은 제대로 된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젊은이들 중 한식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스파게티를 먹고는 가격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삼계탕이 혹여 조금이라도 비싸면 왜 비싸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젊은이 10명 중 1명은 젓가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음식의 철학과 밥상교육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

젊은 세대들이 나라를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다. 그네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한브랜드에 관련된 모든 것을 교육시켜야만 전통이 제대로 이어질 수 있다.

A) 차 회장
관광지마다 스토리에 의미를 부여하면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한류산업은 별도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 품종 다양화해야 하며 그 지역 특색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

A) 사회
교육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의 역량도 중요하고 필요하다. 교육은 언론의 역할이라 하겠다. 우리가 우리 것을 알아야만 교육을 시킬 수 있다. 대중문화에서 고전 전통·정신·홍익문화로 점층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디자인해 나가야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