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하락속도 점점 빨라져
저출산·고령화 생산연령인구↓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의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19~2020년 중 2.5%~2.6%로 나타났다. 2001~2005년의 5.0%~5.2%로 추정된 것과 비교하면 18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자본·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한국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만 해도 5.0~5.2%에 달했으나 현재 우리 경제 기초체력은 절반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2016~2020년 중의 잠재성장률은 2.7%~2.8% 약 0.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면서 기존 추정치(2.8%~2.9%)에 비해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문제는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잠재성장률은 한은이 지난 2000년부터 2020년까지의 분기 자료를 토대로 2001년부터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한 결과다. 15세 이상 인구의 정점시기가 2033년에서 2031년으로 단축되는 등 인구추계 결과가 새롭게 바뀌고 통계 기준년 개편으로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조정된 것을 이번 추정에 반영했다. 잠재성장률 추정 방법에 있어서도 노동의 질적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노동투입을 ‘총취업자수’ 기준에서 ‘총근로시간 기준’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모형을 추가했다.

그 결과 한국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0%~3.4%, 2016~2020년 2.7%~2.8%, 2019~2020년 2.5~2.6%로 해가 갈수록 지속 하락한 것이다.

새롭게 추정된 잠재성장률 수준은 201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존 추정치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2016~202년0 들어서는 더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기존 전망보다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한국 잠재성장률 추정 결과 (출처: 뉴시스)
한국 잠재성장률 추정 결과 (출처: 뉴시스)

한은은 201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것에 대해 총요소생산성(생산량 증가분에서 노동·자본 투입에 따른 생산량 증가분을 제외한 것) 개선세가 정체된 가운데 노동·자본 투입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노동투입 기여도는 2001~2005년 0.8%포인트에서 2016~2020년 0.4%포인트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잠재성장률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 투자 부진세 등을 고려할 때 지속 하락할 것으로 진단되면서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한은은 제안했다.

이 같은 잠재성장률 결과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 부총리는 “총요소 생산성을 제고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4%~2.5%) 하향 조정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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