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가 많이 올랐다. 최근 가을장마와 13호 태풍 링링 영향으로 인해 소채류와 과일 등 농산품 가격 상승이 심한데 물가당국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올해 차례상 차림비용이 전통시장은 22만 5859원으로 1.1% 하락했고, 대형유통업체는 31만 3879원으로 보합 수준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체험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차례상 비용뿐만 아니라 올해의 소비자물가에서도 물가 당국이 0.5% 상승률이거나 그보다 미달해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라 하고 있으나 실제 가격에서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상승률이 큰 편이다.  

물가 안정은 불황기나 경제사정이 어려운 국면에서 국민생활에 도움이 된다. 한때 위협받았던 물가상승률이 2013년부터 작년까지는 2015년을 제외하고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가 안정돼 활성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은 건 문제가 되지 않으나 지금처럼 경기 둔화 속에서, 또 고령화가 가속되면서도 마이너스 물가 현상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해 경제학자들 간 디플레이션 논란이 뒤따른다.

우리의 경우 디플레이션 경험이 적지만 경제 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일본의 경우 경기 둔화 속에 디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해 과거 20년간이나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거듭된 적이 있었다. 그 같은 조짐이 보이는데다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예상 밖의 충격으로 전반적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 불똥이 한국경제에 튈까 경제 당국과 경제전문가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정책을 관장하고 있는 당국에서는 국제동향과 국내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바, 아직 우리 경제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과거 우리는 물가 상승 등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렸지만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인 ‘디플레이션’은 생소하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마아너스로 돌아섰고 일부 층에서 금붙이나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디플레이션 전조인지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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